5 × 2 = 10은 5행이 음양으로 짝을 갖춘 상태를 가리킨다. 5행이 비록 만물의 기본이라고는 하지만 짝이 없으면 그 기능을 다 할 수 없다. 하늘에 비록 5행이 있다고 하여도 땅에서 상대를 만나지 못하면 형상으로 드러나지 못한다. 5장이 안에 있다고 하여도 밖에 있는 10구멍으로 허공의 대기와 통하지 못한다면 인체는 당장 그 기능이 멈출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체에 있는 열개의 구멍은 오장육부에 있는 음양이 드나드는 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숫자 10개도 만물의 중심에 있는 음양이 드나드는 도구임도 알 수 있으며, 땅에 있는 5대양이 지니고 있는 음양은 9성과 태양을 합한 10개의 별들을 통해 출입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5 × 2 = 10의 기본수가 1이 되는 까닭은 10무극의 기본이 1태극이라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즉 천부경의 일적십거(一績十鉅)는 이를 두고 한 말이다.
5 × 3 = 15는 5행이 천지인 3계에 충만한 상태다. 5행이 하늘에 있는 5 × 1 = 5는 생수(生數)가 되어 아직 형상이 없는 무형이고, 5행이 땅으로 내려 온 5 × 2 = 10은 형상을 지니고 있는 성수(成數)이므로 유형이며, 5 × 3 = 15는 하도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천5, 지5, 인5가 모두 합한 상태다. 즉 10은 천지의 합작품으로서 기본수가 1이요, 15는 천지인의 합작품으로서 기본수가 6이다. 기본수가 1이라는 사실은 천지가 합해야 기본수가 나온다는 의미이고, 기본수가 6이라는 사실은 5행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나온 1이라는 뜻이다. 5행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나온 1태극은 비로소 형상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보름에 둥근 만월(滿月)의 형상으로 드러난다. 다시 말하자면 10은 천지가 합하여 만들어 놓은 10무극이라는 마당이며, 15는 그걸 바탕으로 하여 펼쳐진 3신의 변화다. 그러므로 10, 20, 30. 40 … 등은 10무극을 바탕으로 하여 2음양, 3삼신, 4사상 등이 움직이는 마당의 상태를 가리킨 것이요, 15, 30, 45, 60 … 등은 3신이 2음양, 3삼재, 4사상, 5오행 등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중에서 30(3), 60(6), 90(9), 120(3), 150(6), 180(9), 210(3), 240(6), 270(9) … 등은 10과 15의 공배수가 되는데, 이는 곧 3, 6, 9야말로 천지인 3신의 합작품이기 때문이다. 15를 가리켜 ‘형상의 중심에 있는 3신’이라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인데, 형상의 중심은 5이고, 그것을 움직이는 주체는 3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3신이 만물의 형상적인 중심에서 24방으로 드러나면 ‘큰 볕’을 이루기 때문에 이를 가리켜 ‘한 해(1년)’라고 한 것이다.
5 × 4 = 20은 ‘형상의 중심에 있는 4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4는 본래 짝수가 되어 4방이나 4계절을 가리킨다. 4상이 5행을 갖춘 상태가 20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이는 곧 2음양이 10무극이라는 사물의 바탕에 꽉 찬 상태를 가리킨다. 1태극이 무극에 충만한 상태는 10무극이라고 하는데 이는 곧 하늘에 태극이 충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땅에 태극이 충만한 상태가 되면 20이라고 하는데, 이는 곧 기본 무극인 하늘에 있으면 10이라고 하며, 두 번 변하여 땅으로 내려오면 20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세 번 변하여 인간으로 들어가면 30이 된다. 얼굴에 있는 이목구비를 통해 5행의 이치를 알게 되는 나이가 20세이며, 4지를 통해서 5행의 이치를 아는 것도 역시 20세다. 그러므로 사회에서도 20세가 되면 비로소 성년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법적으로 그렇게 정한 것이지만, 본래는 육신의 성장 뿐 아니라, 영적인 성장도 병행해야 한다. 5 × 4 = 20의 기본수가 2라는 사실은 20은 2음양이 주체가 되어 10방 세계를 형성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20세 정도가 되면 음양에 어느 정도 눈을 뜰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