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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3

영부, 精山 2006. 12. 30. 07:43

얼굴 3

 

하늘에 일월성신이 있는 것처럼 얼굴에는 이목구비가 있다고 하였다.
만약 하늘에 일월성신이 없다면 텅 빈 허공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은 아예 얼굴이라는 이름 자체가 있을 수 없다.
그럼 하늘에 있는 그 많은 별들을 우리 조상들은 일월성신이라는 네 가지로 요약했을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네 가지가 아닌 여러가지로 붙일 수도 있는 게 아닌까?
내가 보기에는 우리 조상들은 사물을 보는 눈을 근취저신(近取諸身)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진리를 볼 때에 가장 가까이 있는 내 몸에서 보는 것을 근취저신이라고 한다. 반대로 멀리 하늘이나 외계인의 소리처럼 멀리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을 원취저신이라고 한다.
인간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은 인체다.
인체를 놓고 보면 하늘에 해당하는 얼굴이 있고, 거기에 이목구비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하늘에도 일월성신의 4상이 있다고 보았던 것이 아닐까?
그것이 몸통으로 내려오면 사지가 있다고 본 것이고.

하늘은 무슨 색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말하기를 하늘은 푸른색이라고 한다.
그건 낮에 보니까 그렇지, 밤에 보면 검은색이다.
태양을 기준으로 보면 푸른색도 아니고, 검은색도 아니다.
태양의 농도에 따라 때로는 붉은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노란색으로 보이기도 하며, 혹은 흰색, 혹은 저녁놀처럼 환상적인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늘이 파랗다고 하는 것도 실은 공기 중에 있는 물기가 태양 볕을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하늘의 색은 태양을 기준으로 시시각각 그 모습이 달라진다.


얼굴의 색도 마찬가지다. 물론 전체적인 상태는 서양인은 백색이요, 아프리카인은 흑색이요, 동양인은 황색이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때로는 열을 받아 붉게 변하기도 하고, 너무 놀란 나머지 파랗게 변하기도 하며, 기운이 없어 허옇게 변하기도 하고, 병이 들어 시커멓게 변하기도 한다. 이처럼 색을 변하게 하는 것은 색 자체가 아니라, 뇌나 장부에서 울어나오는 氣 때문이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기는 항상 변한다. 또한 어떤 건강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역시 변한다. 생각은 깨달음에 좌우한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건강은 잘 먹고, 운동만 적당히 하고, 맘만 편하게 가지면 되는 줄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의 바탕에는 반드시 먼저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태양으로 인해 하늘의 색이 달라지는 이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