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행과 6기
5와 6은 앞에서 살핀 것처럼 우주변화의 기준이다. 이것을 가리켜 우리조상들은 5행과 6기라고 하였다. 5행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의 기본적인 요소(목화토금수)를 가리키며, 6기는 우주를 변화시키는 기본적인 여섯 가지의 기를 가리킨다(풍한서습조화).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므로 반드시 그 실상을 알아야 한다.
5라는 숫자는 2 + 3이다. 즉 음양과 3신이 합한 수다. 음양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적인 틀이다. 그것은 결코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음양은 공간을 구성한다. 이에 비해 3신은 잠시도 쉬지 않고 변화한다. 따라서 3신은 시간을 구성한다. 공간과 시간의 합은 가장 기초적인 사물의 기준인데, 그것이 바로 5다. 그러나 2 × 3 = 6이 되면 3신이 각기 음양으로 변신한 상태가 된다. 5는 변신을 위한 준비였다면 6은 변신한 결과다. 따라서 5는 1,2,3,4,5,6,7,8,9라는 9수의 중심에 있고, 6은 1,2,3,4,5,6,7,8,9,10,11이라는 11수의 중심에 있다. 9는 10 빠진 상태인데, 그것은 아직 우주공간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므로 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재료들만 있다는 뜻이다. 그에 비해서 11은 10이 완성되고 다시 새 출발을 한 상태이므로 공간의 완성, 즉 유무형의 완성된 상태의 중심이 6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실제적인 변화는 5행이 아닌 6기에서 벌어진다. 다시 말하자면 공간의 중심은 5이고, 변화의 중심은 6이고, 시공이 한바탕 조화를 이루면 30이다. 30은 하늘의 10, 땅의 10, 인간의 10이 한데 합한 숫자이므로 3신이 완성되어 무한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기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한달은 30일로 규정한 것인데, 하루는 12시간이므로 한달은 360시간이다. 360은 일원(一圓)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시공의 완성된 상태를 뜻한다.
이처럼 2와 3은 5행과 6기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주역에서는 음효(陰爻 --)를 가리켜 2라고 하며, 양효(陽爻 -)를 가리켜 3이라고 한다.
음양
− ꁌ
3天 2地 -----천지의 합 5
사상
ꁍ ꁎ ꁏ ꁐ
6 5 5 4 -------사방의 합 20
팔괘
☰ ☱ ☲ ☳ ☴ ☵ ☶ ☷
9 8 8 7 8 7 7 6 ---8방의 합 60
위에서 보는 것처럼 5는 천지의 합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곧 음양의 합을 가리킨다. 1이 天이요, 2가 地요, 3이 人을 가리킨다고만 생각하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혼동을 줄 가능성도 있다. 천지인을 1, 2, 3이라고 한 것은 순차적으로 본 것이요, 삼천양지(參天兩地)라고 한 것은 천지를 동정의 관계로 본 것이다. 여기서 굳이 三天二地가 아니라 參天兩地라고 한 사실에 유의해야 하는데, 三이나 二는 순서를 표기하는 수단이요, 參(3)이나 兩(2)은 수량을 표기하는 수단이다. 즉 1, 2, 3은 천지의 순서를 가리킨 것이고, 參이나 兩은 음양, 동정을 가리킨 것이다.
5는 천지의 합이라고 하였으니 이는 곧 천지의 중심이요, 기준이라는 의미다. 그러기 때문에 사상의 합은 20인데, 그것은 5가 4방에 퍼진 상태를 의미한다(5 × 4). 따라서 사방은 단순한 방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천지가 4방에서 중심을 잡은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천지가 4방에서 한 번 1주하면 20이지만, 3변을 하면 60이다(5 × 4 × 3). 이처럼 60은 8괘를 모두 합한 수이면서, 천지가 하늘에서 한 번, 땅에서 한 번, 인간에서 한 번, 도합 세 번을 돈 숫자다. 천지인 3계를 돌았기 때문에 환갑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