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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를 사용한 실례

영부, 精山 2007. 1. 8. 07:42

4. 도수를 사용한 실례(實例) 

 

 

                                                        큰 북 공사 

 

이 뒤에 함열(咸悅) 회선동(會仙洞) 김보경(金甫京)의 집에 가시어 보경으로 하여금 큰 북을 대들보에 매달고 병자(丙子), 정축(丁丑)을 계속하여 외우면서 밤새도록 쳐 울리시며 가라사대 이 북소리가 멀리 서양까지 울려 들리리라 하시니 보경은 그 뜻을 알지 못하니라(대순전경 4장 24절) 

 

 

큰 북은 지구를 가리킨다. 북은 쇠가죽으로 만든다. 쇠가죽은 12지지 중의 축(丑)이다. 축과 미(未)는 각기 남북을 가로 지르는 지축(地軸)을 상징한다. 축은 북방의 종점인 동시에 동방의 시작이고, 미는 남방의 종점인 동시에 서방의 시작이다. 그런데 북 소리가 멀리 서양까지 울려 들리리라고 한 것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선천에는 동방의 시작을 알리던 丑이 후천에는 서방의 머리가 된다는 말이다. 대들보에 매달았다는 것은 곧 집의 완성 단계를 상징하는 것으로써, 하도와 낙서를 거쳐 용담에 이르러 비로소 인존문명의 집이 완성되어 천지인신이 함께 하는 심령신대가 우리의 마음속에 이루어진다는 걸 일러준다.  

그런데 자(子)에 갑자, 병자, 무자, 경자, 임자의 5자가 있으며, 축(丑)에도 을축, 정축, 기축, 신축, 계축의 5축이 있는데, 하필 병자, 정축이라고 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것은 병, 정은 용담도의 동남방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동남방은 본래 3양이 자리한 곳이다. 김보경이란 이름도 역시 같은 맥락인데, 金은 팔괘 중의 건금(乾金) 3양 ☰을 가리키는 것이요, 甫는 ‘클 보’자이고, 京은 ‘서울 경’이므로 3양이 밝게 모이는 큰 서울을 상징하는데, 그 곳이 바로 동남방이다. 즉 선천과 후천의 천간, 지지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방위도 바뀌고, 기운도 바뀐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함열 회선동이라는 지명도 마찬가지인데, 함열은 ‘모두가 다 함께 희열을 느끼는 곳’이고, 그 이유는 신선이 모인 회선동이기 때문이다. 즉, 후천 인존문명이 이루어지면 사람이 곧 신선이 되어 함열하는 회선동으로 바뀌게 된다는 암시를 풍기는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선천의 천간, 지지의 상극이 없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사람의 이름과, 지명, 사용한 사물 등이 모두 천도(天道)에 맞는 도수(度數)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도수는 성경에도 얼마든지 나와 있건만, 그걸 보는 눈이 없으므로 성경도 도수로 이루어진 것을 모르고 있을 따름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 지라 (창세기 2장 7절) 

 

 

흙은 팔괘로는 곤괘(坤卦 ☷)다. 인체에서 흙은 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곤괘는 인체에서는 배를 가리킨다. 팔괘도를 보면 머리는 서북방이고, 배는 동남방이다. 동남방에는 사(巳)가 있는데, 사는 곧 뱀이다. 뱀이 가장 밝은 곳을 차지하고 있으니, 선천은 태생적으로 뱀의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생기는 오행으로 목(木)이요, 방위로는 동방에 속한다. 코는 간괘에 해당한다. 간괘는 용담도에서 동방에 있다. 따라서 생기를 코에 불어 넣었다는 것은 동방에 상서가 비친다는 말이므로 현무경의 기서재동(其瑞在東 : 상서가 동방에 있다는 말)과 같다. 기서재동이 이루어지면 비로소 생령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지상에 등장한다는 말이다. 생령은 ‘죽은 영’이 아닌, 살아 있는 영을 의미한다. 그것은 곧 그 전에는 사람들이 모두 ‘죽은 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선천 물질문명의 낙서는 후천의 용담도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성경의 창세기는 애초부터 천지개벽의 원리와 방편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건만, 문자대로만 해석하다 보니 만화보다 우스꽝스런 몰골을 보이게 되었다. 이런 구체적인 도수의 실례는 앞으로 자주 등장할 것이므로 여기서는 일단 생략하기로 한다.  

 

아무리 큰 일이라도 도수에 맞지 아니하면 허사가 될 것이오, 경미하게 보이는 일이라도 도수에만 맞으면 마침내 크게 이루게 되느니라. (대순전경 6장 10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