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인체로 본 공간

영부, 精山 2007. 1. 10. 07:15

인체로 본 공간 

 

만약 공간을 인체에서 찾는다면 5와 10으로 구분해야 한다. 10이 사방을 합한 공간(1 + 2 + 3 + 4 = 10)이라고 한다면, 그 중심에는 5가 있어야 한다. 하늘에는 5성이 있고, 인체에는 5관이 있다. 인체에서도 천지인으로 3등분을 한다면 머리(天)에는 5관(눈, 귀, 코, 입, 혀)이 있고, 흉복(地)에는 5장(간, 심, 비, 폐, 신)이 있으며, 사지(人)에는 5지(손가락 다서, 발가락 다섯)가 있다. 그렇다면 10이라는 숫자는 어디에 해당할까? 우선 하늘에서는 십천(十天)인 허공을 가리킬 것이요, 땅에서는 5대양과 5대주가 합한 지구전체를 가리킬 것이며, 인체에서는 10구멍(배꼽도 포함)이라고 볼 수 있다. 하늘을 보통 9천이라고 하는데, 9천을 안고 있는 공간까지 합하면 10천이다. 인체도 역시 아홉 개의 구멍이 있다고 하지만, 그 모든 구멍의 원천인 배꼽도 분명 하나의 구멍이다. 구멍은 기가 드나드는 공간이기에 하늘의 허공과 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9천이라는 용어는 도대체 어디에 근거한 걸까? 사람이 죽으면 갈 곳을 찾지 못한 영혼들은 구천을 맴돈다고 하는데, 과연 누가 구천을 다 돌아다닌 후에 그런 말을 했을까?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나(인체)를 보면 우주를 얼마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를 보면 아홉 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걸 보고 선인들은 하늘에 구천이 있다고 하지 않았을까? 구멍은 공간이다. 공간은 허공이다. 허공은 하늘이다. 따라서 아홉 개의 구멍은 구천이다. 하늘에는 9성(九星)이 있고, 땅에는 9주(九州)가 있으며, 인체에는 9규(九竅)가 있다고 하는데, 이들은 모두 9천이 형상으로 응한 것이다. 

인체의 아홉 개의 구멍은 머리에 7개가 있고, 아랫배에 두 개가 있다. 구멍의 역할은 본래 무언가 막힌 걸 통하게 하는 일이다. 구멍이 없으면 모든 건 막힌다. 구멍을 찾았다는 건 곧 어둠을 밝히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오행학에서는 2와 7을 가리켜 화(火)라고 하였는데, 불은 어둠을 밝히기 때문이다. 하늘의 별을 7성이라고 하는 것은 얼굴의 7구멍에 근거한 것이다. 이처럼 하늘에서는 비록 10천이 있다고 하여도 눈에 보이는 것은 9성(태양, 수성, 금성, 지구, 목성, 화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며, 인체에서도 비록 10구멍이 있다고 하여도 배꼽은 닫힌 상태이므로 눈에 보이는 것은 9구멍이다. 9의 중심은 5가 되므로 하늘에서는 5성이 있고, 인체에는 5관이 있게 된 것이며, 만물에는 5행이 있게 된 것이다.  

5를 중심으로 좌우에 4가 있는데, 그것이 곧 8방이며, 8괘의 근거다. 인체에서 4를 찾는 것도 천지인 3등분으로 해서 찾을 수 있다. 먼저 하늘에 해당하는 머리에서 찾으면 이목구비가 될 것이고, 5방에 해당하는 중심은 마땅히 뇌(腦)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인체에서의 땅은 흉복에 해당하는데 간, 심장, 폐, 신장을 가리키며 그 중심은 5방에 해당하는 비장이다. 인체에서의 사람은 사지에 해당하는데, 네 개의 손가락, 발가락이 있고, 그 중심에 엄지가 있다. 사람은 천지의 합이므로 사지도 팔과 다리의 두개로 크게 나누어지며, 손가락이나 발가락도 좌우 8개와 중심의 엄지 두개가 합한 10개로 이루어졌다. 

이것을 수리로 계산하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하늘에 해당하는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의 두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곧 하늘에는 음양이 기본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다. 거기에서 파생한 4상인 이목구비나 사지의 합은 1 + 2 + 3 + 4 = 10이 되는데, 이는 곧 4방이 합하면 10방이라는 절대공간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4지가 다시 8절로 나누어지는데, 이를 합하면 1 + 2 + 3 + 4 + 5 + 6 + 7 + 8 = 36이다. 36이라는 숫자는 하늘을 상징하는 원○과 땅을 상징하는 방의 각도인 360도의 1/10이다. 달리 표현한다면 하늘의 십일조(十一租)인 동시에 땅의 십일조다. 36은 4방이 9번 등장한 상태를 말하는데(4 × 9), 이것이 10방에 충만한 것이 360일이요, 360도다. 이처럼 8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9천(九天)을 형성하는 기본 틀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옛 어른들은 8괘를 창안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