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방각으로 본 360
360도는 크게 원(圓 ○), 방(方 □), 각(角 △)으로 이루어진다. 원형은 물론 360도이지만 네모진 방형도 360도이다. 원형만 아니라 방형도 분명 360도다. 다만 □은 사방이 각기 90도로 이루어졌지만, ○은 부분별로 각도를 재기가 힘들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은 180도 밖에 되지 않는데, 그것은 삼각형은 인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은 각기 하나씩만 있기 때문에 360도이지만, 인간은 남녀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각기 180도로 된 것이다.
원형은 전후, 좌우, 상하가 없는 형상이기에 하늘을 상징하고, 방형은 사방이 있고, 사계절이 있는 땅을 상징한다. 삼각형은 하늘과 땅, 인간이 한데 합하였으니 이는 곧 인간을 상징한다. 여하튼 원은 각도가 없고, 땅은 90도이며, 인간은 60도로 상징하는데, 이런 숫자에는 무슨 의미라도 있는 것일까?
하늘 자체가 원래 무형이기에 아무런 각도가 있을 수 없으니 하늘은 원형으로 그릴 수밖에 없다. 그럼 방형은 90도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무얼까? 그것은 1년 한 바퀴는 4계절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봄이 90일, 여름이 90일, 가을이 90일, 겨울이 90일씩 도합 360일로 원을 이룬다. 그럼 90의 의미를 자세하게 새겨 보자.
1년을 돌건, 하루를 돌건 한 바퀴를 돌면 원이나 구가 형성되어 360도를 이룬다. 1440분에 걸쳐 지구는 하나의 원을 그리면서 자전을 한다. 그러므로 1440분 ÷ 360도 = 4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하자면 하루에는 네 개의 원이 그려지는데, 그것을 가리켜 4계절이라고 한다(4 × 360 = 1440분). 4계절을 가리켜 ‘사철’이라고도 하는 것을 보면, 철이라는 의미는 ‘원을 그린 상태 = 원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철을 안다는 것은 곧 ‘원만한 인격자’가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여하튼 하루에 4철이 있고, 1년에도 4철이 있다. 4가 하나의 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90이 필요하므로 한 계절은 90일로 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인간은 왜 60도로 상징할까? 물론 인간은 남녀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360도의 절반인 180도로 될 수밖에 없고, 각이 셋이니 한 각은 60도가 되어야 할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180도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굳이 삼각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반원(半圓)도 180도가 되는데, 왜 굳이 삼각형으로 인간을 상징했을까? 물론 180도만 맞추려고 한다면 반원으로 그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반쪽 하늘’이지, 결코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다. 원(圓)은 틀이 없는 허공을 상징하여 하늘이라고 하며, 방(方)은 허공을 사방의 틀 속에 가두어 생육하는 모습이기에 땅이라고 한다면, 각(角)은 천지인의 셋이 모였으므로 3각형을 이룬다. 삼각형의 모습은 마치 날이 선 칼처럼 예리한데, 인간은 천지에서 부여하는 여러 가지 재료를 칼로 재단하는 능력이 있다. 예로부터 하늘의 역할을 조화(造化), 땅의 역할을 교화(敎化), 사람의 역할을 치화(治化)라고 한 것은 이런 데에 연유한다. 땅은 4방에서 90으로 순환하지만, 인간은 천지의 중심이므로 6기를 가지고 360도를 순환하는 법이므로 1기는 60도씩으로 정해진다. (천지의 합은 11이므로 그 중심인 6을 인간의 자성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