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현무경은 1통수의 도수를 따라 기유년에 성편되었다.
기유년에 현무경을 성편하지 않으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일통수라는 도수 때문이다. 1통수는 태양과 달의 운행에서 나왔다. 태양을 중심 삼고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고, 지구를 중심 삼고 달이 또한 자전과 공전을 하는데, 태양의 공전주기는 365 235/940일이요, 달의 공전주기는 354 348/940일이다. 이처럼 태양이나 달이나 정확하게 일진(日辰)이 떨어지지 않으므로 편의상 윤달을 만들어서 조정을 하게 되었는데, 태양력은 4년 마다 한 번씩 윤달이 있고, 달은 19년에 7개월의 윤달이 있게 되었다.
태양과 달이 최초의 운행지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기간을 가리켜 1장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계산하면 19년이 소요된다. 그 계산은 다음과 같다.
일장유(一章有) 19년 태양 365 235/940일 × 19년 = 6,939.75일 태음 354 348/940일 × 19년 + 29일 499/940일 × 7개월 = 6,939.75일 |
위와 같이 태양과 달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기간은 1장(一章) 19년이라고 한다. 그러나 6,939일로 확실하게 일진까지 떨어지지 않고, 0.75일이 있기 때문에 그것마저 떨어지는 기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래야만 비로소 천행(天行)이 1도 퇴차(退次)하였다고 한다. 태양과 달이 일진까지 온전하게 떨어져서 함께 운행할 때에 비로소 천행이라고 하는데, 4장이 걸려야 한다. 4장은 동서남북 사방을 돌기 때문에 나온 숫자다. 이것을 가리켜 1회(一會)라고 한다.
1회유(一會有) 19년 = 6,939.75일 × 4 = 76년 = 27,759일 |
이처럼 태양과 달이 한데 어울려 천행 1도를 가는데, 76년, 27,759일이 경과한다. 일진까지 떨어지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월행으로 계산하면 27,759일 ÷ 29일 499/940일 = 940개월이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76년 × 12개월 + 윤달 29개월 = 940개월 = 27, 759일이 된다. 이런 이치에 의해서 하루를 940분으로 계산하게 된 것이다. 물론 태양도의 자전도수로 하루는 1,440분이다.
천행이 1도 퇴차 하는데 1회 76년이란 기간이 소요되면 그것이 회갑을 맞이하는 데에는 76년 × 60회 = 4,560년의 기간이 경과한다. 1통수는 천행 360도를 1/6 퇴차 한 상태를 가리키는데, 지구로 치면 1년의 6기중에서 1기가 순환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6기가 비로소 한 번 다스렸다고 하여 이를 일통수(一統數)라고 한다.
일통수(一統數) 76년 × 60회갑 = 4, 560년 |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것은 서기 1,909 기유년은 일통수가 성립하는 해라고 하였는데, 그때로부터 거꾸로 4,560년을 거슬러 올라가보도록 하자. 서기 1,909년은 기원후이므로 기원 전의 연도는 4,560 - 1,909 = 2,651이 나온다. 즉 BC 2, 651년 전의 기유년으로부터 계산을 하여 4,560년이 경과한 해가 현무경을 성편한 서기 1,909 기유년이 된다. 이때는 복희 성인께서 하도를 풀이하여 8괘를 그어 황제로 등극한 천개갑자(天開甲子)로부터 706년이 되던 해다. 그러니까 천개갑자로부터 회갑이 11번(660년) 경과하고 나서 46년 차가 되는 기유년을 가리킨다. 바로 이때에 유명한 황제(黃帝)가 선천의 모든 선법을 ‘현묘지법(玄妙之法)’으로 정리하였다. 선천의 학문이나 사상은 이로부터 비로소 체계가 잡혀져 후천 인존문명이 출현할 때까지 훌륭한 나침반의 역할을 하였다.
이처럼 기유년의 의미는 심오한 것인데, 개벽주는 ‘사명당 갱생공사‘를 보신 후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기셨다고 한다.
올해(기유년)가 천지의 한문(捍門)이라. 이제 일을 하지 못하면 일을 이루지 못하리라. - 대순전경 4장 159절 |
捍은 ‘막을 한, 납치할 한, 호위할 한’ 등의 의미가 있으니 천지의 한문(捍門)은 곧 선천의 천지가 다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현무경에는 ‘무신납(戊申臘)’이라고 하여 ‘무신이 마지막’임을 맹백하게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