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그믐날 저녁에 우뢰와 번개가 크게 일어나거늘 개벽주 가라사대 이는 서양에서 천자신(天子神)이 넘어옴이니라. 대순전경4장 54절)“고 하였으며,
공우가 아내와 다투고 와 뵈인 대 개벽주 문득 꾸짖어 가라사대 "나는 독함도 천하의 독을 다 가졌고, 선함도 천하의 선을 다 가졌노니 네가 어찌 내 앞에 그런 패악을 행하느뇨.
이제 천지신명이 운수자리를 찾으려고 각 사람의 가정에 들어가서 기국(器局)을 시험하나니 만일 가정에서 솔성(率性)이 용착(庸窄)하여 화기(和氣)를 잃으면 신명
들이 웃고 손가락질하여 기국이 하잘 것 없으니 어찌 큰일을 맡기리오 하며 서로 이끌고 떠나느니 일에 뜻하는 자 어찌 일시라도 소홀 하리오 하시니라. (대순전경 3장 71절)“ 등등, 신명에 관한 언급은 무수히 기록으로 남아 있다.
위의 말씀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신명계는 엄존하고 있으며, 사람들과 같이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무리 신명이라고 하여도 인간들이 교통을 발전시켜야 비로소 신명들도 동서양을 넘나들 수 있고, 사람들이 하기에 따라서 신명들도 그 하는 일이 달라진 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인망(人望)을 얻어야 신망(神望)을 얻는다. (대순전경 6장26절)”고 한 것이나, “신보(神報)가 인보(人報)만 못하느니라” 등등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신명들이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하여도 인간만 못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개벽주가 바로 잡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혼란해졌다고 하는 3계의 질서는 어떤 상태를 가리킨 것일까?
3계는 물론 천지인을 가리킨다. 천지인은 비록 그 형태는 다르지만 하나로 묶여 있다. 그것은 마치 인체를 이루고 있는 삼진(三眞 : 性, 命, 精)과 삼망(三妄 : 心, 氣, 身)처럼 각기 분야만 다를 뿐, 우주를 구성하고 순행하게 하는 공통의 일을 하고 있다.
이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고장이 나면 다른 것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처럼, 3계도 역시 마찬가지다.
3계가 혼란하다고 한 것은 하늘의 신명이나, 땅의 신명이나, 인간 속에 있는 신명이나 모두 질서를 잃었다는 얘기다.
본래 하늘과 땅의 신명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그것이 얼마나 혼란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사회는 인간의 눈으로 잘 볼 수 있으므로 누구든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천지신명의 혼란은 인간사회의 혼란상으로 충분히 알게 되는 법이다.
사실 인간사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지신명과 직결되어 있다. 크고 작은 인간사회의 일들은 무형의 기운이 작용한 결과다.
이는 마치 사람의 맘속에 있던 상상(想像)이 현상(現狀)으로 드러나는 것과 같다. 그런 면에서 인류사회를 돌이켜보면 3황5제의 시대를 거쳐 왕(王), 백(伯), 금수의
시대로 차츰 차츰 전락하여 마지막 진멸지경에 처했을 때에 개벽주가 전무후무한 처방전을 제시하였으니 그게 바로 천지개벽공사요, 현무경이었다.
3황 시대에는 역(易)으로 천하를 다스렸으며, 5제 시대에는 서(書 : 經書)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렸고, 왕의 시대에는 시(詩)로써 세상을 노래하였으며, 금수와 같은 세상에서는 춘추필법으로 자신을 다스렸다.
그러던 것이 조선 5백년이 무너지면서 그마저도 단절되었고, 일제시대에 우리의 민족혼은 흔적을 찾기도 힘들었다.
해방이 되었다고 하지만, 이북과 이남에는 각기 소련과 미국의 망령들이 들어와서 지금까지 서구 일변도의 교육이 판을 치고 있는 형편이 아닌가?
모든 것은 때를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철칙이다. 선천 낙서시절에는 양을 위주로 하였으므로 눈에 잘 보이는 물질을 위주로 천지신명이 응감하였다.
물질은 어쩔 수 없이 방위를 형성하게 되는데, 방위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이 북방이다. 그러므로 낙서 시절에는 1, 6수가 북방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1, 6수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본이므로 하늘의 임금인 건괘가 6건천으로 서북방에 위치하여 세상을 다스렸다. 이것은 역상(易象)으로 본 것이고, 실제로는 북두칠성에서 천존(天尊)이 통치를 하였다.
이것을 간파한 우리조상들은 정화수(1, 6수)를 떠 놓고 칠성님께 기도를 했던 것이다. 물질의 기운은 모두 북극성을 기본으로 돌게 되어있다. 비행기나 선박이 항해를 할 때에도 항상 북극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그 좋은 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하는 법! 후천의 인존시대가 도래하면 이제는 양이 아니라, 모든 것이 음을 기준으로 순행한다. 음은 눈에 안 보인다.
인체에서 양은 육신이라고 한다면 음은 마음이다. 그러므로 인존시대에는 마음을 위주로 살아간다.
그것은 곧 선천에서 물질의 최상인 북두칠성에 계시던 하나님이 이제는 인간의 마음속에 좌정한다는 뜻이다. 그것을 가리켜 우리조상들은 시천주(侍天主)라고 하였다. 시천주가 도래한 것을 세계 최초로 일러준 것이 바로 동학(東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