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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경의 외형

영부, 精山 2007. 1. 29. 07:38
 

  11. 현무경의 외형(外形)


현무경은 첫 장이 백지로 된 것 외에 몇 가지의 외형적인 특성이 있다.


첫째, 각 장을 반(半)으로 접어놓았다.

 

 현무경은 18매로 구성되었다고 하였는데, 각 장을 보면 특이하게 두 장을 한 장으로 하여 접어놓았으니, 실상 36매라고 할 수 있다.

 

 18매는 2 × 9의 의미가 있으니, 이는 곧 9궁이 음양으로 변복(變復 : 9변 9복)을 하기 때문인데, 이를 가리켜 ‘2 · 9 착종(錯綜)’이고도 한다.

 

 2 · 9 착종은 낙서의 끝자리인 9리화로 용담의 2곤지가 시작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양의 9변이 끝나고 음의 9복이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2는 오행으로 화(火)이고 9는 금(金)이므로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고도 한다. 18에는 3 × 6의 의미도 있으니, 그것은 자성을 상징하는 6이 3계에 자신을 드러낸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씩 접은 것을 펼치면 36매가 되는데, 앞서 말한 9변, 9복이 4상으로 이루어진 상태를 말한다.

 

4 × 9는 36인데, 동서남북 허공에 있는 9궁의 도합을 가리킨다. 물론 6 × 6도 36이 되는데, 이것은 자성이 스스로 변화한 상태이므로 역시 무형이기는 마찬가지다.

 

 반으로 모든 면을 접어놓은 것은 만물이 모두 음양으로 구성되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써, 36으로 상징되는 하늘의 허공도 역시 음양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뜻한다.

 

 36매를 면수(面數)로 계산하면 72면이다. 72는 8 × 9가 되어 8괘와 9궁의 둔갑을 의미한다. 8은 음의 끝이요, 9는 양의 끝이다.

 

따라서 72는 음양의 조화, 즉 둔갑을 가리킨다. 현무경의 첫머리 서종과의 글자수 17도 8괘와 9궁의 합을 가리키는 것이니, 이는 곧 현무경은 8괘 9궁으로 머리를 들고 있다는 증거다.

 

24 × 3도 역시 72라고 할 수 있으니, 24절기를 따라 3신이 변화하는 상태다. 6 × 12도 72인데, 자성이 12회전 한 상태다.

 

12는 3신이 4방에서 일주한 상태이므로 자성 속에 있는 3신이 하늘을 한 바퀴 일주한 상태가 72다.

 

성경을 보면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들어간 히브리인의 조상들이 모두 72인이었다고 하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4 × 18도 72인데, 4방에서 18변이 이루어졌다는 말이니, 이 역시 뜻이다.


둘째, 현무경은 큰 글씨, 작은 글씨, 반서(反書)로 이루어져 있다. 

 

 현무경을 보면 다른 경전과는 달리 큰 글씨체가 있고, 작은 글씨체가 있다. 큰 글씨체는 대학(大學), 또는 시전(詩傳)이라고도 부르며, 작은 글씨체는 소학(小學), 또는 서전(書傳)이라고도 한다.

 

대학은 큰 뜻을, 소학은 대학을 세분하여 언급을 하고 있다. 글씨를 거꾸로 혹은 뒤집어 쓴 반서는 선천의 시각과 반대인 후천의 시각으로 보라는 의미가 있다.

 

또한 현무경에는 도합 1,100자의 글자가 있는데, 1100자는 11귀체가 100으로 온전해진 상태다.

 

11귀체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언급을 하였지만, 다시 한 번 더 언급한다면 1감수와 10건천이 합하여 천일생수(天一生水)가 이루어지며,

 

2곤지와 9리화가 합하여 지이생화(地二生火)가 이루어지고, 3진뢰와 8간산이 합하여 인삼생목(人三生木)이 이루어지며, 4손풍과 7손풍이 합하여 고목봉춘(古木逢春)이 되었고,

 

5중앙과 6중앙이 합하여 수토동덕(水土同德)을 이루고, 6건천과 5진뢰가 합하여 대권승계(大權承繼)가 이루어지며, 7태택과 4태택이 합하여 유리세계가 되었으며, 8간산에 3감수가 들어가 산답해갈(山畓解渴)을 하였으니 이상세계가 이루어진다.

 

 그것을 간지로 말한다면 기(己)십(十)과 유정월(酉正月)이 합하여 11을 이루어 기유년에 현무경이 나왔으며, 술부의 운필체수가 11이 되어 말 그대로 ‘天地之中央’이 되었다.


셋째, 현무경은 다른 경전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영부(靈符)가 있다.

 

 현무경의 가장 큰 특색은 바로 영부에 있다. 하도(河圖)는 도(圖)의 문명이요, 낙서(洛書)는 서(書)의 문명이라면, 인존문명은 도와 서가 합한 부(符)의 문명이다.

 

 부는 본래 신선들이 사용하던 문명의 도구였기에 천부(天符)라고도 부른다. 그 옛날 환인(桓因)께서 환웅(桓雄)에게 내려주었다고 하는 천부가 바로 영부다.

 

 천부는 본래 글자가 아니다. 그러나 세월이 3황5제시대가 끝나고 군웅들이 할거하는 왕, 백(伯)의 시대로 흐르면서 천부는 사라지고, 문자로 된 천경(天經)이 그 자리를 대신하였으니, 천부경이 그것이다.

 

천부경은 숫자를 통해 천부를 전하였고, 문자를 통해 전한 것이 바로 성경과 불경, 도덕경 등 선천의 경전이었다. 

 

그러나 문자나 언어는 언어도단(言語道斷), 불립문자(不立文字)라는 말이 있듯이, 우주의 실상의 진면목을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 것은 어디까지나 열매가 맺히기까지 필요했던 것들이다. 열매가 나오면 더 이상 그런 방편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성경에도 기록하기를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고린도전서 13장 12절)”고 하였다.

 

 염화시중의 미소(拈華示衆의 微笑 : 영취산에서 연꽃을 든 부처를 보고 가섭이 이심전심으로 통하여 웃었다는 고사)처럼 이심전심이 된다면 굳이 언어나 문자가 필요하지 않다.

 

 이것을 사람들은 도통한 최상의 경지로 인식하고 있지만, 우주라는 것은 사람끼리만 통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있고, 동식물, 광물도 있다. 이런 것을 사물(事物)이라고 하는데, 天地人神(혹은 天地人物)이 바로 그것이다.

 

사물 속에 들어 있는 공통적인 것을 가리켜 신명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신명과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영부다.

 

우주는 원래 율려로 지어졌다. 성경에는 막연히 말씀이라고만 되어 있지만, 말씀은 음양의 법칙에 따라 무형과 유형의 두 가지 면으로 구분한다.

 

무형은 진리라고 부르는 우주의 법칙인데, 하늘의 말씀과 땅의 말씀으로 나눈다. 하늘의 말씀은 도라 하며, 땅의 말씀은 덕이라고 한다.

 

그리고 유형의 말씀은 크게 광색(光色)과 성음(聲音)으로 드러나는데 그것은 파장이나 진동이라는 떨림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런 것을 통틀어서 율려(律呂)라고 한다. 영부에는 이 모든 것이 온전히 들어 있다.

 

 영부에는 일목요연하게 알아 볼 수 있는 모든 이치가 들어 있고, 그것을 기로 느낄 수 있는 율려가 있다.

 

영부는 붓으로 치는데, 붓을 놀리다보면 어느 새 율려를 느끼게 마련이다.

 

 더욱이 그 속에 들어 있는 심법(心法)을 알게 되면 자기 자신이 개벽주가 되어 신명들을 다스는 천하정사(天下政事)를 하고 있다는 실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