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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의 순서에 담긴 의미

영부, 精山 2007. 2. 9. 06:44
 

6건천 : 6건천부터는 성수(成數)로 접어든다. 생수는 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주로 하는데 비해, 열매를 맺는 것은 성수로 나타난다.

 

 이곳은 본래 술(戌)이 자리를 잡은 곳이며, 자축에서 시작한 1양이 오미에서 1음으로 변한 후, 3음과 3양이 마무리를 짓는 대개벽의 자리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천붕우출(天崩宇出) 하는 곳이라고 하였다. 선천과 후천이 드나드는 출입구로서 유명한 곳이다. 예로부터 도가(道家)에서는 ‘五老峰前 21’이라고 하였는데, 이곳에서 용담도는 5진뢰가 출현하기 때문에 한 말이다. 

      

 이것은 잠시 뒤에 용담도를 언급할 적에 다시 거론할 것이다. 이 자리는 복희도의  7간산괘가 있던 곳인데, 가을을 상징하는 6건천괘가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6은 열매를 맺기 위한 새로운 하늘의 바탕을 가리킨다.


7태택 : 7태택도 역시 열매를 상징한다. 본래 서방은 4, 9금이라고 하여 열매를 맺는 곳이다. 이곳에 있던 복희도의 6감수괘는 달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형상을 가리키고, 실제로는 튼실한 열매가 맺히는 작용을 하는 곳이 서방이다.

8간산 : 8간산은 동북방에 자리를 잡게 되는데, 복희도의 4진뢰가 있던 곳이다. 열매가 맺힌다는 것은 곧 마지막 남은 양이 형상을 통해서 드러난다는 의미인데, 동방의 태양이 뜨는 곳으로 가기에는 아직 간괘가 어리므로 동북방에 머물렀다. 용담도에는 정동방으로 간괘가 자리를 옮겨 천하를 밝힌다.


9리화 : 9리화는 정남방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복희도에서는 1건천이 자리한 곳이다. 하늘에는 태양이 건(乾)의 임무를 대행(代行)하고, 땅은 달이 곤(坤)의 임무를 대행하기 때문에 복희도의 1건천으로 문왕도에서는 태양을 상징하는 9리화가 자리를 잡았다.









쉬어 가는 곳

 

                      궁도(弓道)와 을시구(乙矢口)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활을 잘 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금밭은 양궁이다. 활은 弓이라고 하는데, 궁은 중심에 있는 宮과 통한다. 우주가 천변만화하지만 항상 그 중심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우주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을 궁이라고 한다. 따라서 활을 쏜다는 것은 우주변화의 중심을 이해한다는 의미다. 활대는 항상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으면서 시위에 살을 먹일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그것은 마치 태양이 모든 생물의 생명의 바탕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활대를 태양, 혹은 하늘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시위(弦)는 활대에 매인 줄이 되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면서 힘의 강약을 조절한다. 이것은 마치 달이 상현, 하현, 보름, 그믐달이 되는 것과 같기에 시위를 달, 혹은 땅이라고 한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끝이 삼각형으로 날카롭게 생겼는데, 하늘인 활대와 땅인 시위의 합작으로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하늘과 땅의 소산은 인간이다. 따라서 화살은 인간이라고 한다.

 우주변화는 항상 천지인 3단계로 이루어지고, 그것을 상징하고 있는 복희, 문왕, 용담도의 8괘를 보면 새 乙자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 乙은 곧 弓에서 벗어난 화살이 목표물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형상이다. 그러므로 우리조상들은 예로부터 ‘乙矢口 좋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곧 乙이 입(口)에 화살(矢)처럼 붙어 있는 상태, 즉 깨달음에 이르러야 좋다고 했던 것이다. 고구려의 명장으로서 수나라의 대군을 물귀신으로 만들어버린 살수대첩의 영웅 을지문덕(乙支文德)의 을지는 乙知와 무슨 연관이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