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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경 하편의 구조

영부, 精山 2007. 2. 9. 06:49
 

이처럼 지구상에서 하늘의 뜻이 펼쳐지는 것은 손석으로부터 시작하는데, 그것이 바로 현무경의 병세장이다.

 

 천하의 병을 고치지 않고서는 결코 단단할 수가 없으므로 병세장에서는 대병과 소병의 진단을 하였다.

 

 손괘가 단단한 돌을 상징한다면, 그 반대는 부드러운 흙인데, 그것을 토라고 하며 감괘(☵)로 나타낸다.

 

 감괘는 곤괘의 중심으로 1양이 들어간 모습이다. 곤이 아무리 땅이라고 하여도 그 속에 온기가 없으면 생물이 살 수 없다.

 

 땅은 흙, 물, 불, 산, 밭, 강, 바람 등 모든 물질의 요소를 종합한 것이라면, 그 중에서도 흙에 속한 역할을 하는 것은 감괘다.

 

 그러기에 낙서는 1감수로부터 시작한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천지인 3계를 치유하는 약을 처방해야 하는데, 그것은 흙을 부드럽게 갈아엎는 일이다.

 

 그것이 불, 선, 유를 치유하는 일이다. 또한 지구에는 불과 물이 상대적으로 함께 있게 마련인데, 그것이 바로 간괘와 곤괘다.

 

 상편의 일월성신과 하편의 석토화수는 서로 한 짝이 되어 이조장의 눈은 병세장에서 구체적인 색을 보게 되고, 허무장의 귀는 땅에서 구체적인 소리를 듣게 되어 약유장에서 불법, 선법, 유법의 3법을 뜯어고치는 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93자로 판을 짜 놓았다.

 

 93자는 3 × 31인데, 31의 내용물은 30이므로 결국 천지인 3계를 30으로 온전하게 한다는 의미다.

 

 현무경의 하편은 상편의 내용을 세상에 그대로 펼치는 것이므로, 약유장에서는 상편 이조장의 140자가 3절의 유법으로, 허무장의 122자가 2절의 선법으로, 적멸장의 104자가 1절의 불법으로 나타났다.

 

 이 셋을 합한 366자는 당뇨 때 쓰던 황극수와 황극력이 다시 부활한 것임을 의미한다. 위탁장에서는 무의무탁한 조선을 일본에 36년 간 위탁해야 하므로 36자로 구성되었다.

 

 기유 1909년에 현무경을 성편하고, 을유 1945년에 해방이 되었으니 꼭 36년 간 일본에 위탁을 한 셈인데, 독자 중에는 왜 하필이면 일본에 위탁을 하여 민족과 국가의 체면을 손상시켰느냐고 분개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들이 안목에서 본 것일 뿐, 천지인신 사물의 도수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그리고 나중에 나오겠지만 조선(朝鮮)은 천십(天十 - 북십자), 지십(地十 - 남십자) 사이에서 좌우로 일월(日月)을 전개하여 세상을 밝게 하는 후천 이상국가의 이름이다.

 

 朝라는 글자를 놓고 보면 이런 의미가 담긴 사실을 환히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조선에서 어질 仁자로 새로운 후천의 진액을 뽑아 놓았는데, 그것을 주공(做工 : 새로 짜서 만듦)이라고 부른다.

 

 주공장의 글자 수가 57자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57은 어질 인자인데, 19적멸이 3계에 충만하기 때문이다.

 

 이런 뜻을 더욱 단단히 하기 위해서 29수로 금화교역을 하여, 2· 9착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것을 가리켜 결사(結辭)라고 한다. 결사장의 글자 수가 29인 것은 이런 데에 연유(緣由)한다.

 

 이렇게 하여 모든 것이 유통이 되면 천하가 크게 축하를 하는데 그것이 대축장(大祝章)이요, 글자 수가 109다. 109는 110의 내용물인 동시에, 108을 안으로 간직하고 있으니, 110은 10방에 11귀체가 이루어진 것이며, 108은 천지인 3계가 동시에 36궁으로 도시춘(都是春)을 이룬 상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성도(成道)를 하게 되는데, 성도는 천지인신 사물이 함께 이루어지는 법이므로 성도장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종과에서는 유(이조), 선(허무), 불(적멸)의 순서로 이루어지던 것이 성도장에서는 불(형체), 선(조화), 유(범절)의 순서로 이루어진다는 것도 유의할 일이다.

 

 하늘에서 보는 것과 땅에서 보는 것은 정반대로 나타나기 때문인데, 하늘이 땅으로 내려와 불지형체(佛之形體)를 이루고, 인간이 하늘로 올라가 선지조화(仙之造化)를 부리며, 땅이 인간 속으로 들어가 유지범절(儒之凡節)을 이루어야 비로소 천지인이 온전한 성도를 하게 된다.

 

 생긴 모습은 부처님처럼 되어야 하고, 조화를 부리는 것은 신선처럼 하여야 하며, 예의범절은 공자님처럼 하여야 한다.

 

 12월 26일로 1년이 끝나면 6중앙의 자성수로 다시 새로운 태양과 태음이 재생신을 하게 되며, 5주(천문지리, 풍운조화, 팔문둔갑, 육정육갑, 지혜용력)로 천지의 화(禍)가 복(福)으로 내리게 하며, 용담도가 나와 성사의통으로 천하의 율령(律令)을 지키게 된다.

 

 성도장의 글자 수는 모두 164자인데, 그것은 천지 4방에 10무극이 충만할 때에(4 × 40 + 4) 비로소 온전한 성도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본래 164는 율수(律數)이며, 영부의 6기초동량의 운필수(運筆數)다.

 

 이렇게 하여 하편의 유통과가 모두 끝나면 총결과로 마지막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총결과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의 총결과다.

 

 서종과가 17자로 시작된 것처럼 총결과도 역시 17자로 끝나는데, 서종과가 8괘 9궁의 합이라면 총결과는 10무극과 7규의 합이라는 점은 이미 언급하였으므로 생략하기로 하겠지만, 인간의 완성을 가리킨다는 점만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상 간단하게나마 현무경의 장구도를 통한 대의를 주마간산격(走馬看山格)으로 훑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