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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 1

영부, 精山 2007. 3. 1. 08:08
 

                                         구구단의 신비


                                            신비한 구구단


 구구단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터이다. 지금도 초등학교 시절에 구구단을 외우던 기억이 삼삼하다.

구구단이야말로 수를 계산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바탕이다. 하지만 구구단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 하다.

수에는 크게 가감승제의 네 개로 구분하는데, 이것은 우주만물의 기본이 4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가감산은 자전과 개인의 원리 및 변화를 나타내고, 승산과 제산은 공전과 전체의 원리 및 변화를 나타낸다.


 구구단에는 일정한 원리가 있으니 그것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구구단은 0단이 없다.

 구구단은 곱셈의 나열이다. 곱셈은 0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2곱, 3곱으로 불어나는 것은 무언가 형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0은 아예 처음부터 무형이므로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0에다 아무리 다른 수를 곱해 봐야 항상 0이니 곱하나 마나다. 이것은 나눗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바로 거기에 0의 신비가 숨어 있다.

0은 자신을 더하건, 빼건, 곱하건, 나누건 일체의 변화가 없다. 0 + 0 = 0이요, 0 - 0 = 0이며, 0 × 0 = 0이요, 0 ÷ 0 = 0이다.

이처럼 0은 일체 자신이 스스로 변화하는 법은 없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성(性), 공(空), 도(道)라고 할 수 있다. 구구단은 본래 9가 9변하는 상태를 가리킨 것인데, 그것은 유형적인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이므로 애초부터 0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0 자체만 놓고 볼 때에 할 수 있는 말이요, 만약 다른 숫자를 놓고 본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물론 다른 숫자와 아무리 곱셈을 하고, 나눗셈을 해 보았자, 역시 0으로 된다. 하지만 덧셈과 뺄셈이라면 그 차원이 달라진다.

   

                 0 × 3 = 0         0 ÷ 8 = 0

                 0 + 11 = 11       0 - 9 = -9


  

 이것은 무얼 의미할까? 곱셈이나 나눗셈은 물량이나 수량의 증감을 가리킨다. 그것은 마치 만물이 생식(生殖)과 번성(蕃盛)하는 것과 같다.

곱한다는 것은 동물들이 새끼를 배고 낳는 것이며, 나눈다는 것은 새끼들이 죽는 것을 가리킨다. 이처럼 곱셈과 나눗셈은 외형적인 면이나 수량적인 면의 변화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덧셈과 뺄셈은 내면적인 면, 개성적인 면의 변화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빵이 아홉 개가 있다고 할 적에 아홉 개의 빵은 1개의 빵이 9배로 불어난 수량의 변화를 가리키는 곱셈이요, 빵을 만들기 위한 밀가루와 설탕을 섞은 것은 밀가루 + 설탕이라는 전혀 새로운 모습의 탄생을 알리는 덧셈이다.

즉 곱셈이나 나눗셈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개체가 있어야 가능한 법인데, 이런 기본적인 개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덧셈과 뺄셈이라고 한다.

 

0은 애초부터 어느 특정한 개체나 부분적인 면을 형상으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덧셈과 뺄셈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개체가 없으니 그것이 불어나거나 줄어드는 곱셈, 나눗셈도 있을 수 없다.

 그런데 0 + 11 = 11, 0 - 9 = -9에서 보는 것처럼, 0은 자신 외에 다른 존재가 더해지고, 빼지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0이 덧셈이나 뺄셈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무형으로 있지만 0속에는 모든 것들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어떤 변화를 원한다면 어느 때라도 기꺼이 그에 응한다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