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경을 공부하는 요령
이제부터 본격적인 현무경으로 들어간다. 현무경은 선천의 모든 학문과 사상, 문화의 진액(津液)을 한데 모아 놓아 새로운 일가(一家) 문명으로 통일하는 후천의 법문(法文)이므로 결코 쉽다고 할 수는 없다. 마음은 성인의 마음으로 하고, 도략(韜略)은 영웅처럼 하라는 개벽주의 말씀은 현무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우리 속담에 이르기를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고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숫자가 비록 열 개이지만 하나를 놓고 말한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논리다. 현무경은 바로 그와 같은 경지에 이르게 하는 진리의 말씀이기 때문에 볼수록 새롭고 오묘한 맛이 난다.
그러나 솔직히 현무경은 어렵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성인의 마음과 영웅의 도락을 갖춘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일심을 가지지 않고서는 결코 그 맛도 볼 수 없는 것이 바로 현무경이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복을 무루(無漏 하나도 안 새게 함)하게 주고자 하나 받을 자가 없다’고 개벽주는 탄식을 하였다. 현무경을 통한다면 성경이나 불경, 천부경, 논어, 맹자 등 선천의 어떤 경전이나 학문, 사상을 초월하여 대자유를 누린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현무경에 비장된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그 첫째 조건은 성경신(誠敬信)이다. 정성을 다하고, 하늘을 공경하며, 일관된 믿음을 가져야 한다. 1주일 간 힘들게 법을 받은 사람들이 거의 중도에서 탈락하는 것을 보면 성경신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통감(痛感)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성경신으로 출발한 도생들이 흐지부지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중에는 현무경을 기복(祈福)의 수단이나 방편으로 여겼지만, 별로 신통한 효험을 보지 못하여 그만 두는 경우도 많을 것이고, 교회처럼 단단한 결속력이나 친화력으로 서로 상부상조하는 미덕이 없어서 그만 두는 이도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아쉬워 하는 것은 현무경을 공부하고 싶어도 그 내용이 너무 어렵고, 그것을 가르치는 방편이 너무 난해하다는 점이라고 믿는다. 현무경을 대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어려워서야 어디 무식한 사람은 제대로 공부나 할 수 있겠는가? 진리는 쉽고 단순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골치 아픈 거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고 하는 말을 그간 나는 너무나 많이 들었다. 그래서 같은 증산상제를 믿는다고 하는 증산도나 대순진리회 같은 무수한 종교단체에서는 현무경을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태을주나 진법주, 개벽주 같은 여러 가지 주송(呪誦 : 주문을 외우는 일)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오늘까지의 현실이다.
하지만 주송은 어디까지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지, 그것으로 현무경의 오의(奧義)를 깨닫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소리 없는 주송이 진정한 주송이요, 언어와 문자가 없는 깨달음이 진정한 깨달음이다. 현무경의 영부도 이심전심의 대법을 터득한다면 그 또한 버려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용맹정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때문에 개벽주는 ‘생이지지(生而知之 : 공부하지 않고도 아는 것)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하지 않았던가? 생각해 보라! 후천 5만 년의 개국공신이 어찌 그리 쉽게 되겠는가? 오는 잠 적게 자고 현무경을 공부하라! 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벽이 없으니, 성경신을 다 하여 일심으로 공부하면 반드시 문리(文理)가 터지리라.
모든 일에는 요령이 있는 것처럼, 현무경을 공부하는 데에도 요령이 있게 마련이다. 그 요령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현무경의 구성 원리를 알아야 한다.
현무경은 크게 형태적인 면과 내용적인 면으로 구분한다. 형태적인 면은 앞에서 이미 장구도(章句圖)를 통해 어느 정도 소개하였다. 간단하게 언급하였기에 그것으로 현무경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대략의 의의는 짐작했을 줄로 안다. 현무경의 내용을 살펴 보면 영부와 문자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문자를 體라고 한다면 영부는 用이다. 글씨에도 大小가 있고 體用이 있게 마련인데 큰 글씨는 大學을, 작은 글씨는 小學을 상징한다. 대학은 詩傳이면서 體라고 할 수 있고, 소학은 書傳이요 用이다. 영부에서도 체와 용이 있는데, 운필수(運筆數)는 112율수와 152여수의 天理本法으로 체라고 한다. 그것은 원방각종횡점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를 가리켜 영부의 用이라고 한다. 大筆은 성인(聖人)의 心法이요, 中筆은 현인(賢人)의 심법이며, 小筆은 석학(碩學)의 심법을 가리킨다.
2. 현무경의 원류와 역사를 알아야 한다.
어느 것이건 사유종시(事有終始)하고 물유본말(物有本末)이 있는 것은 철칙(鐵則)이다. 현무경에도 원류와 역사가 있게 마련이다. 현무경은 원시천존(元始天尊)께서 최초의 상서로 내려 주셨던 천부3인을 때가 되매 열매로 다시 드러낸 것이다. 환인(桓因)께서 환웅(桓雄)에게 전수해 주었던 천부3인이 바로 현무경의 영부다. 천부3인을 도의 씨앗이라고 한다면 거기에서 파생(派生)한 것이 유불선 삼교요, 천부경이다. 이런 걸 통틀어 선천선법이라고 하는데, 이를 기원 전 2, 651년 기유년에 정리한 분이 황제(黃帝)다. 그로부터 1통수인 4,560년이 경과한 서기 1,909 기유년에 원시천존께서 다시 현무경으로 조선에 그 열매를 드러냈다.
따라서 현무경은 원형이정으로 원시반본하는 천리에 따라 후천 5만 년을 다스리는 하늘의 해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