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시작하는 북방의 곤지에서 자축(자축)으로 1양이 나오고, 인묘(寅卯)에서 2양이 나오며, 진사(辰巳)에서 3양이 나온다.
그러므로 동방은 양이 자라는 곳이 된다. 남방의 건천에서 오미(午未)로 1음이 나오며, 신유(申酉)로 2음이 나오고, 술해(戌亥)로 3음이 나온다.
따라서 서방은 음이 자라는 곳이 된다. 이처럼 동방은 양을 위주로 하고, 서방은 음을 위주로 한 것이 선천의 변화인데, 그것은 만물의 외형을 밝게 비추었다.
선천은 아직 생장기(生長期)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외형적인 변화를 위주로 한다.
그러므로 외형을 이롭게 하는 것이 익자삼우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1양, 2양, 3양이었다.
1양은 -의 형태로도 나타내지만 밑에서부터 1양이 생긴 장남인 진괘(☳)로도 나타낸다.
2양은 =의 형태로도 나타내지만 두 번째로 양이 자란 중남인 감괘(☵)로도 나타낸다.
3양은 ☰의 형태로도 나타내지만 세 번째로 태어난 막내 간괘(☶)로도 나타낸다.
그러나 후천이 오면 정반대로 성장기(成藏期)이므로 외형이 아닌 내면을 이롭게 하는 것이 익자삼우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1음, 2음, 3음이다. 그것을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도표 14 (12지지로 본 후천 8괘)
후천 용담도는 북방으로 건괘가 들어가고, 남방으로 곤괘가 들어간다. 그것은 곧 하늘로 머리를 들게 되고, 배는 땅으로 내려간다는 의미다.
선천에는 반대로 머리가 땅으로 내려가고, 배가 하늘로 올라가서 배로 기어 다니는 뱀의 상징체가 인간이었으나, 후천에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이를 가리켜 원시반본이라고 한다.
북방의 건으로 사화가 들어가므로 오미에서 1음이 시작하고, 신유에서 2음, 술해에서 3음이 되니, 선천과는 정반대로 동방에 음이 충만하게 된다. 이것을 가리켜 기서재동이라고 한 것이다.
서종과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이 머리를 하늘로 향하고 배를 땅으로 향하고 직립한 상태이다.
그것은 기유년으로 하늘이 열리기 전에는 인간은 거꾸로 머리를 땅으로 향한 채, 누워 있었다는 말인데, 그것을 증거하는 것이 바로 성경의 창세론이다.
성경을 보면 첫 사람은 ‘흙’에서 나왔다고 하였다. 흙을 8괘로 말하면 곤괘다.
북방은 하늘이라고 하였으니, 곤괘가 북방에 자리한 복희도는 인간이 머리를 흙(땅)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인간이 머리를 땅으로 향하고 있으니 자연 생각은 세상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세상적인 생각은 육의 생각이니, 온갖 탐욕과 이기심, 시기, 질투, 출세, 명예, 부귀 등에 관한 것으로 온통 머릿속이 가득한 상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