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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괘와 9궁 - 7

영부, 精山 2007. 3. 28. 06:49
 

 복희도의 정남방(하늘)에 있던 하늘이 문왕도에서는 서북방(땅)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무얼까?

 

 서북방은 지지로 말하자면 술해지간(戌亥之間)으로서 물질문명에서 가장 어둡고 천대 받는 곳이다.

 

그런 기운이 인심에도 스며들어 조금만 맘에 안 들어도 ‘개새끼’라고 술해지간을 비하하는 상징이 되었다.

 

 술해지간은 사실 자축에서 시작한 1양이 인묘의 2양, 진사의 3양을 지나, 오미로 1음이 시작하고, 신유 2음이 자라나, 술해로 3음이 끝나는 곳이다.

 

3음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3양도 함께 끝나기 때문에 현무경의 술부(戌符)에는 ‘死無餘恨符 :죽어도 여한이 없는 부’라고 하였다.

 

 그러기에 문왕도에서는 그곳에 있는 건괘를 가리켜 6건천이라고 하였으니, 6이란 수는 후반기의 성수(成數)가 시작하므로 선후천의 개벽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7간산이 복희도에 자리하고 있었으니 그런 대임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그러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건부(乾父)가 대신 그 소임을 맡아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인존시대가 오면 당연히 그 자리를 장남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북방 하늘로 제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것이 용담도의 북방으로 10건천이 되었으며, 서북방으로는 5진뢰가 자리를 잡는다.

 

 이런 이치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여서 곤모(坤母)가 서남방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서남방은 복희도의 5손풍이 있던 곳으로서 오미 1음이 시작한다. 1음이 시작함은 곧 열매를 맺는다는 의미인데, 복희도의 손장녀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런 대임을 감당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곤모가 그 자리를 임시 맡아보게 되었다.

 

 복희도의 정동방에 있던 3리화는 문왕도의 정남방으로 자리를 옮겨서 9리화가 되었으니, 이는 복희도의 1건천의 변화는 하늘의 중심에서부터 비롯하는 법이므로 1음이 건괘의 입중(入中)한 이괘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것은 복희도의 8곤지도 마찬가지여서 곤괘의 중심으로 1양이 들어가 1감수로 양의 변화를 시작하였다.

 

 양은 북방에서부터, 음은 남방에서부터 출발하므로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런 이치를 더욱 선명하게 해주는 것이 수리(數理)다. 복희도의 1건천, 2태택, 3리화, 4진뢰의 순서는 하늘에서 일월성신이 차례대로 벌어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며, 문왕도의 5손풍, 6감수, 7간산, 8곤지도 역시 땅에서 석토화수의 순서대로 사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문왕도의 1감수는 땅에서 만물이 변화하는 것은 물에서부터이기 때문이요, 그것은 불기운에 대응하여 상극하는 것이므로 반대편에는 9리화가 자리를 잡았다.

 

 3진뢰는 동방에서 태양이 떠오르듯 한창 피어나는 나무인데, 서방의 금기운과 상극하여 자극을 받으면서 자라는 법이므로 7태택금이 서방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하여 용담도에 이르면 모두가 11귀체를 이루어 지상평등을 이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