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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과 자전, 그리고 이목구비 2

영부, 精山 2007. 5. 31. 07:24

빛과 소리는 공전이요, 공기와 음식물은 자전이라고 한 어제 글을 보고 어느 분이 메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군요.

'음식물은 다르지만, 빛과 소리나 공기는 똑 같이 무형이 아닌가요? 그런데 왜 공기는 자전으로 분류하는 건가요?'

무형이나, 유형을 놓고만 본다면 그런 질문을 하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음식물은 우리가 먹고 마시고 하니까 의심 없이 유형체라고 하겠지만, 빛과 소금, 공기는 손으로 아무리 잡으려고 해도 소용이 없지요.

 

그런데 뇌사자를 보세요.

다른 부위는 정지된 상태이지만, 코와 입으로 공기와 음식물은 섭취할 수 있거든요.

이목구비는 천지의 사물을 전달하는 매체인데, 눈과 코는 하늘의 것을, 귀와 입은 땅의 것을 각기 전담하고 있습니다.

눈을 보면 좌우로 벌어지고, 코는 상하로 벌어졌으며, 귀는 상하로, 입은 좌우로 벌어진 것도 재미있는 현상인데, 하늘에도 十이 있어야 하므로 상하와 좌우로 벌어진 것이며, 땅에도 역시 그런 것입니다.

상하, 좌우를 가리켜 경도, 위도 즉 경위라고 하는데, 코와 입은 땅의 경위를 나타낸다고 보는 것입니다.

 

육신은 땅에 속한 것이므로 땅의 경위를 주관하는 코와 입이 살아 있는 한, 땅에서 아직 목숨이 붙어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그러나 이미 하늘에 속한 정신은 물 건너 간 것이므로 뇌사자는 식물인간이라고 부를 수밖에요.

 

현무경 허무장 1절을 보면

현무경은 '사략 통감 대학 소학 중용 논어 맹자 시전 서전 주역'이라는 20자의  문구가 있는데, 이게 바로 천지의 경위인 쌍십자를 나타내는 겁니다.

위에 기록한 경전들은 사실 유학의 성리대전들입니다.

그런 것들이 쌍십자를 이루어 인체에서 경위를 가늠해 주는 것을 가리켜 현무경이라고 한다는 의미입니다.

 

20자로 된 것은 이목구비에는 각기 5행이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눈에도 5행이 있고, 귀에도, 코에도, 입에도 각기 5행은 있습니다.

그걸 가리켜 현무경에는 '一字五結'이라고 한 것입니다.

일자오결을 이루는 사람을 가리켜 大頭目이라고 합니다.

 

이목구비를 가리켜 사상이라고 하며, 그것이 음양으로 드러난 것을 가리켜 팔괘라고 한 겁니다.

따라서 8괘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단초라고 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