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말하기를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경전은 성경도 아니요, 천부경도 아니요, 불경도 아니며, 심지어 현무경도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믿는 경전은 인체라고 감히 말합니다.
나중에 말하겠지만 현무경도 실은 인체를 펼쳐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현무경의 첫 장이 온전한 백지로 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텅 빈 하늘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지요.
현무경의 첫 머리가 '익자삼우손자삼우기서재동언청신계용'이라는 17자로 이루어진 것도 역시 그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익자삼우손자삼우'의 8괘와 '기서재동언청신계용'의 9궁을 합한 것이 17자인데, 그것의 출발이 첫 장의 백지라는 사실은, 현무경은 8과 9를 감싸고 있는 10 무극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셈이죠.
현무경이 도합 18장으로 이루어진 점도, 9변과 9복을 모두 담고 있는 그릇이 현무경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그릇은 온전한 백지, 즉 白空이라는 걸 현무경은 말해 줍니다.
백색은 '모든 빛의 집합'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현무경은 세상에 있는 모든 빛, 즉 깨달음의 집합체라는 상징인 셈이죠.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현무경에 쓰인 1100자의 글들은 모두 검은 먹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검은 색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색을 합해 놓은 것입니다.
이처럼 현무경의 첫 머리는 빛을 합해 놓았고, 그 내용물은 색을 합해 놓았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빛은 양이요, 색은 음입니다.
양은 발산을 위주하고, 음은 수렴을 위주 합니다.
빛이 모이면 흰 빛으로 되는 까닭은 빛이 양이기 때문에 발산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무엇이건 모이면 모일 수록 그 속은 복잡하게 얽혀서 알 수 없게 되는데 이를 가리켜 '검다' 혹은 '가물가물하다'고 합니다.
반대로 흩어질수록 그 속은 훤히 드러나게 되는데, 이를 드물다, 혹은 엷다고 하여 '희다(稀)'라고 한 것입니다.
한민족을 가리켜 '백의민족'이라고 하는데, 백의는 양의 총체라는 의미입니다.
양은 하늘을 가리키므로 결국 한민족은 천손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하늘의 수는 10이고, 땅의 수는 12라고 합니다.
10은 5가 음양으로 벌어진 것이요, 12는 6이 음양으로 벌어진 것이니 결국 하늘은 5를 기본으로 하고, 땅은 6을 기본으로 한다는 말이 되겠군요.
이걸 가리켜 흔히 사람들은 '5행 6기'라고 표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