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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간과 지지 4

영부, 精山 2007. 7. 14. 07:58

간지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로 알 수만 있다면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지혜의 산실이 되겠죠.
미약하지만 다 같이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천간에  대한 걸 살피도록 할까요?
천간은 하늘의 공간에 대한 상징이라고 하였습니다.
공간은 사실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방위도 있을 수 없고, 색도 있을 수 없으며, 맛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말하기를 갑을은 동방의 목을 가리키고, 병정은 남방의 화를 가리키며, 무기는 중앙의 토를 가리키고, 경신은 서방의 금을 가리키며, 임계는 북방의 수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를 가리켜 보통 '오행'이라고 표현하는데,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의 상태를 이렇게 표현하게 된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허공 속에 들어 있는 음양의 상태를 굳이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천간은 허공 속에 들어 있는 두 개의 음양을 5방에 나타낸 거라고 한 말을 잊지는 않았겠죠?

이에 비해서 음양이 움직이는 변화는 각기 3단으로 드러나는데, 이를 가리켜 12 지지라고 한다는 것도 상기해야 합니다.

<천간은 음양 자체를 가리키고, 지지는 음양의 변화를 가리킨다>고 다시 한 번 정리를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이걸 제대로 알아야 간지에 대한 이해가 수월해 지기 때문에 잔소리 같지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재천위생기(在天爲生氣), 이유행어만물자(而流行於萬物者) 갑야(甲也). 재지위만물(在地爲萬物), 이승자생기자(而承玆生氣者) 을야(乙也). 생기지산포자(生氣之散布者) 갑지갑(甲之甲), 이생기지응성자(而生氣之凝成者) 갑지을(甲之乙). 만물지소이유지엽자(萬物之所以有枝葉者) 을지갑(乙之甲), 이만목지지지엽엽자(而萬木之枝枝葉葉者) 을지을야(乙之乙也). 방기위갑(方其爲甲), 이을지기이비(而乙之氣已備), 급기위을(及其爲乙), 이갑지질내견(而甲之質乃堅).  유시갑을(有時甲乙), 이목지음양구의(而木之陰陽具矣)>


풀이 : 하늘에서 생기가 되어 만물에 유행하는 것은 갑이요, 땅에서 만물이 되어 생기(生氣)를 받아들이는 것은 을(乙)이다. 생기(生氣) 가운데서도 산포(散布)된 것은 갑중(甲中)의 갑(甲)이요, 생기(生氣) 가운데서도 응결(凝結)된 것은 갑중(甲中)의 을(乙)이다. 만물(萬物)이 지닌 바 지엽(枝葉)은 을중(乙中)의 갑(甲)이요, 만목(萬木)의 지지엽엽(枝枝葉葉)은 을중(乙中)의 을(乙)이다. 결국 갑(甲)은 을(乙)의 기(氣)이므로 무르고, 을(乙)은 갑(甲)의 질(質)이므로 단단하다. 갑(甲)과 을(乙)이 있으므로 목(木)의 음양(陰陽)이 구비(具備)되는 것이다. 

 

위의 구절을 보면 갑과 을에 대한 개념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하도를 통해 살피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하도에서는 왼편의 3, 8수가  있는데, 후대인들이 거기에 나름대로 방위로는 동방이요, 오행이로는 목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입니다.

3도 목이요, 8도 목이라는 말인데, 3은 홀수요, 양수이므로 갑이라 하고, 8은 짝수요, 음수이므로 을이라고 합니다.

위의 문장과 연결해서 본다면 3은 하늘의 생기요, 8은 생기를 받아 들인 상태입니다.

 홀수는 움직이는 법이요, 음수는 고정된 법이므로 나무에 있는 생기는 갑이요,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 응결된 껍질은 을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갑을 부드럽고, 을은 단단하다고 한 것입니다.

본래 양은 단단하고 음은 부드럽다고 하는 논리와는 정반대로 보이지만, 3은 이제 한창 피어나는 양이기에 그 기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부드럽다고 한 것이며, 8은 이미 형상으로는 더 이상 자랄 곳이 없이 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단단하다고 한 것입니다.

 이처럼 갑을 부드럽고 을을 단단하다고 한 것은 기의 상태를 가리킨 것입니다.

하지만  나무 속에서 움직이는 무형의 기는 그 기세가 어느 것이라도 뚫을 수 있는 단단한 양이며, 그것을 담고 있는 겉의 형질은 부드러운 음입니다.

태양이 떠오르는 곳이 하도의 왼편이기에 동방이라고 하였는데, 1이라는 미약한 1양에서 3이라는 강한 양으로 자란 상태를 木이라고 상징한 것이지, 갑이나 을이 실제 나무라고 믿는다면 곤란합니다.

 나무는 만물 중에서 위로 솟는 기운이 강합니다. 물을 마시면서 그렇게 싱싱하게 자라는 것은 나무가 최고이므로 水生木이라고 한 것입니다.

숫자로 말한다면 1水 + 2火 = 3木이며, 6水 + 2火 = 8木입니다.

 즉 물과 불이 합한 상태를 木이라고 하는데, 5가 있으면 成木인 8木이라 하고, 5가 없으면 生木인 3木이라고 합니다.

즉 생목이 활동하는 바탕을 3이라 하며, 성목이 활동하는 바탕을 8이라고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