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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간과 지지 9

영부, 精山 2007. 7. 20. 07:49

예부터 천회지전이라는 표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걸 인체에 비유한다면 머리는 回를 하고, 몸통은 轉을 한다고 할 수 있지요.
回는 '돌 회'이고, 轉은 '구를 전'입니다.
하늘은 구르는 게 아니라 도는 것이요, 지구는 돈다고 하지만 실상은 굴러가는 것입니다.
머리를 굴린다고 하지만 그것은 생각이 변하는 것이요, 몸통은 도는 것이 아니라 굴러가는 것입니다.
돈다는 것에도 이처럼 음양이 있으니, 회는 고정된 상태에서 도는 것이요, 전은 상하, 전후 좌우의 6合으로 움직이면서 도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자동차가 전진이나 후진 하는 것을 가리켜 運轉이라고 하지, 運回라고 하지 않으며, 어떤 일이 반대로 역전되는 현상을 가리켜 反轉이라고 하지, 反回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타고 노는 회전목마는 고정된 틀을 따라 돌기 때문에 回와 轉이 함께 붙습니다.
만약 목마가 일정한 틀이나 고정된 틀을 따라 도는 것이 아니라, 상하, 전후, 좌우로 움직이면서 돈다면 회전목마라고 이름을 붙일 수 없습니다.
어느 사이클을 한 바퀴 돌면 1回, 2回, 3回라는 식으로 표현을 하지만, 1轉, 2轉 이라고는 하지 못합니다.
홍수환은 4轉5起를 한 것이지, 4回5起를 했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하늘은 무형이지만 일정한 틀이 있기 때문에 천회라 하고, 땅은 전후, 상하, 좌우로 움직이면서 돌기 때문에 지전이라고 합니다.
5행이나 5운은 공간처럼 불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回를 하고, 6기는 시간처럼 항상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을 한다고 합니다.

회전에 관한 것은 이만하면 충분히 이해 했을 줄로 믿고, 계속하여 임계에 대한 언급을 하겠습니다.

임(壬)은 맡기다, 혹은 임신하다는 뜻이 있으니, 그것은 마치 물이 만물(萬物)을  잉태(孕胎)하여 품고 있는 형국과 같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임을 가리켜 水라고 한 것입니다.
또한 계절로는 겨울이라고 하여 비록 대지가 얼어 붙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內面)으로는 양기(陽氣)가 시생(始生)하는 면을 壬이라고 한 것입니다.
壬은 '북방'이라는 의미 외에도 '클 임'이라는 뜻이 있는데, 겨울에는 비록 어두운 땅속으로 형체가 숨게 되며, 미약한 1양이 시생하지만, 두터운 음의 세력을 이기고 태어난 것이므로 크다고 본 것입니다.


<임(壬)은 임야(姙也)니 음양지교(陰陽之交)라>

 

계(癸)는 임에서 잉태한 1양이 싹을 틔우는 형국입니다.
양은 형체보다는 움직임을 위주로 하기에 1양이 시생하는 면에 치중하지만, 음은 움직임보다는 형체를 고정시키는 일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봄에 나올 싹을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내기 위한 헤아림을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癸는 揆와 통한다고 본 것입니다.
癸라는 글자를 보면 발(  ) 밑에 天을 품고 있는 형국인데, 그것은 하늘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헤아린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하도에서 살핀다면 임은 백점 1이요, 계는 흑점 6입니다.

백점 1은 어둠에서 갓 피어나는 밝음이니 1양을 가리킨 것이요, 흑점 6은 1양이 5행의 기운을 얻어 구체적인 형상으로 태어남을 의미합니다.

비록 1양이라고 하는 밝은 양이지만, 아직 땅 밖으로 나오기 전의 상태이므로 어두운 색을 띨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이 바로 물의 색갈입니다.

6은 어두운 색이지만, 그 속에 있는 1양은 본래 밝은 양이므로 속을 투명하게 하므로 물의 내부는 투명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