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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간과 지지 11

영부, 精山 2007. 7. 23. 08:28

앞에서 60갑자는 천간을 기준으로 보는 것과 지지를 기준으로 보는 양면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같은 甲子라고 하여도, 천간을 기준으로 할 적에는 甲天 속에서 子支가 움직이는 형태라고 할 수 있고, 지지를 기준으로 할 적에는 子支 속에 들어 있는 甲天의 상태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甲天은 甲方에 있는 하늘을 의미하는데, 갑방은 태양이 뜨는 밝은 동방이요, 子支는 동지에 시생하는 1양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 둘을 한데 모아 생각을 하면 동방에서 막 피어나는 양기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하루로 친다면 동이 트는 새벽에 사람이 막 잠에서 깨어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1년으로 친다면 따스한 봄날에 새싹들이 잠을 깨어 기지개를 켜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 동방이나 봄을 기준으로 하면 천간을 더 중시하는 것이며, 그 속에서 잠을 깨거나, 기지개를 켜는 행위에 비중을 둔다면 지지를 기준으로 본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여도 둘은 동일한 의미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만약 갑자를 인체에 대입하여 생각을 한다면, 간장의 세포들이 잠에서 깨어난 상태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사업에 비유한다면 밝은 서광이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학문으로 친다면 어둡고 꽉 막힌 지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60개의 간지의 조합 중에서도 제일 첫 번째를 갑자라고 한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동방에서 시작한 1양의 변화가 갑자'라는 사실입니다.

만약 서방에서 시작한 1양의 변화라고 한다면 庚子라고 해야겠죠?
쉽게 말하자면 아침에 시작하는 1양과 해질 무렵에 시작하는 1양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과 해질 무렵에 출근하는 사람의 차이가 곧 갑자와 경자의 차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태양이 뜨는 곳에서 시작하는 1양과 태양이 지는 곳에서 시작하는 1양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양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경자보다는 갑자가 더 제 때를 만난 상황이 되겠죠.
이렇게만 본다면 갑자가 경자보다 더 나은 것처럼만 보이겠지만, 실은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어린 아이들이 뭔가 일을 시작하는 것과 장년이 뭔가 일을 시작하는 것을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어린 애들이 시작하는 일은 갑자요, 열혈 청년들이 시작하는 일은 병자이며, 장년에 시작하는 일을 경자라면, 노년에 시작하는 일은 임자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즉 갑자는 알 수없는 희망을 뿌리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고, 불안정하여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 연출되지만, 경자는 안정적이며 매우 실속이 있게 마련입니다.
갑자가 외적인 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 경자는 내적인 면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후천 개벽의 시작은 갑자년이 아닌 경자년부터 이루어진 것입니다.
도솔천에 계시던 주세불이 제불보살과 신선들의 탄원을 받아 들여 진멸지경에 빠진 인생을 구하기 위해 천하대순을 시작한 때가 1840 경자년이었으며, 9년 간의 천지개벽 공사를 시작한 것도 1900 경자년이었습니다.
1960 경자년에는 4. 19학생의거가 일어났는데,  이승만 정권의 3. 15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마산에서부터 불길이 점화되었습니다.
馬山은 12지지 중에서 午에 해당하는 곳이니 후천의 문이 열리는 곳입니다.
후천의 문은 其瑞在東하는 법이므로 동방을 상징하는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지요.
학문은 동방이요, 무력은 서방입니다.
동방에서 시작한 혁명은 서방에 이르러 열매를 맺어야하므로 다음 해인 1961 신축년에 5. 16군사혁명으로 마무리를 지었던 겁니다.
서방에 있던 1음, 2음, 3음인 오미, 신유, 술해가 동방으로 개벽을 해야 하는데,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군인들이 이승만을 제거한 것입니다.
李는 동방이요, 承은 잇는다는 뜻이요, 晩은 늦은 오후를 가리키므로 결국 '동방에서 늦은 서방의 오후 기운인 경자, 신축을 잇게 하는 이름'대로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