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양기가 모이는 곳이요, 몸통은 음기가 모이는 곳이다.
얼굴에는 족소양 담경, 족양명 위경, 족태양 방광, 수소양 삼초, 수양명 대장, 수태양 소장 등 총 6경락의 기운이 모여 있다.
만약 족소양 상화의 기가 과하면 한 여름의 태양이 수분을 말리듯 온 몸은 정신적인 고통을 당한다.
방광의 기운이 과하면 두려움에 질려 겁이 많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얼굴에 있는 양기는 모든 사물을 바르게 사용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삼오건강법에서는 이런 이치와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기를 안팎으로 분류하면 영기(榮氣)와 위기(衛氣)가 있다.
위기나 영기는 하루 종일 도합 50회를 온 몸을 순환한다고 한다.
낮에는 양 부위를 25회, 밤에는 음 부위를 25회 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마 만물의 중심에 있는 5행이 각기 5회를 운행하기 때문이리라.
그것이 주야로 운행하면 50회가 된다.
공자께서 '누가 나에게 조금만 더 살게 한다면 50으로 가히 부끄럽지 않을 텐데'라고 했다는 것은 이런 것과 맥이 통하지 않을까?
아침에는 양기가 눈에서 나오는데, 족태양 방광을 따라 머리 뒷목을 따라 새끼발가락 끝에 이르며, 또 한 가지는 눈초리에서 시작하여 수태양 소장으로 흘러가 새끼손가락과 연결된다.
다른 한 가지가 눈초리에서부터 갈라져 족소양 담경으로 흘러가 4, 5발가락 사이로 흐르며, 수소양 삼초로 흘러 네 번째 손가락으로 통한다.
또 다른 한 가지가 눈초리에서 나와 족양명 위경으로 흘러 내려가 다섯 발가락 사이로 들어가며, 동시에 수양명 대장경의 기운이 검지손가락으로 통한다.
음기의 출발은 신장에서 시작하는데, 심장, 심포, 폐, 간, 비장의 순서로 흘러 양기와 마찬가지로 25회를 흘러 다시 눈초리에서 양기와 만난다고 한다.
위기(衛氣)는 낮에 더울 때에는 양 부위를 위주로 흐르고, 밤에는 음 부위를 위주로 하므로, 낮에는 팔과 다리, 몸통의 겉으로만 흐르고, 밤에는 오장육부의 안에서만 흐르지만, 영기(榮氣)는 낮과 밤, 안팎으로 동일하게 12경락에 흐른다.
영기와 위기가 일주를 다 한 후에 다시 처음으로 만나는 경락은 폐경이며 시간은 인시다.
그렇다면 왜 폐에서 영기와 위기가 다시 만나는 걸까?
그것은 인체에서 기를 주관하는 곳이 폐이기 때문이다.
폐가 기를 주관한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폐는 맨 처음으로 모태에서 생명체가 밖으로 나와 호흡을 하기 시작하는 곳이다.
호흡은 천지와 숨이 통하는 신호다.
천지와 맥이 끊어지면 호흡도 멈춘다.
맥이 이어지고, 숨을 쉰다는 것은 곧 기가 상통한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현명한 자는 인체의 어혈이라고 하여 마구 뽑는 대신 기가 잘 통하게 하려고 한다.
생각해 보라!
시냇물이 고여 썩었다고 하여 고인 물을 퍼내는 것과, 막힌 기를 흐르게 하여 물이 저절로 흐르게 하는 것과 어느 것이 더 좋은가?
피는 귀한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불가불 피를 뽑아야 할 때가 있지만, 될 수 있으면 피는 그대로 두고 기를 다스리는 것이 지당하다.
따라서 인체에서 기를 장실(壯實)하게 하고 싶다면 호흡이 깊어야 한다.
사람이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에는 배꼽을 따라 어머니와 함께 호흡을 하다가 탯줄을 끊으면서부터는 한 점의 신령한 기운이 배꼽 밑에 모이는데 그것을 일러 단(丹)이라 하며, 단전(丹田)이라고 부른다.
본래 단전은 하늘의 기운이 모이는 숫구멍(상단전)과 땅의 기운이 모이는 하단전(보통 기해, 혹은 석문이라고도 하지만 난경 제8난에 의하면 관원이 단전의 정확한 지점이라고 한다)으로 크게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