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경 이조장에서 허무장으로, 4경 6현무에서 5경 7현무로 넘어가는 과정에 ‘天文으로 陰陽 政事니라’ 라고 하였으니, 6수야말로 후천의 정사를 다스리는 기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왜 6수가 그런 역할을 할까요?
그것은 6이 인간의 자성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6이 인간의 자성을 가리킨다는 점은 이미 앞에서 얘기한 대로 4는 天中이요, 5는 地中이며, 6은 人中이기 때문입니다.
천부경의 ‘昻明人中天地一’이라고 한 문구의 ‘一’도 실은 6을 가리킨 것입니다.
물론 6이 인중이라는 점은 앞에서 이미 밝혔지만, 그걸 좀 더 심층적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6이 되는 경우를 한 번 살펴볼까요?
우선 1 + 5 = 6이 있습니다. 이것은 1태극이 5행과 어울린 상태인데, 5는 형상의 중앙, 즉 地中을 가리킨다고 하였지요?
地中은 물질의 중심을 가리킵니다.
즉 모든 물질의 기본 바탕을 가리켜 5라고 합니다.
따라서 1태극, 혹은 1陽水가 물질의 기본 바탕에 드러나는 것이 6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1이라고만 하면 5가 없는 상태이므로 당연히 아무런 형상이 없겠지요.
그러나 6에 이르면 비로소 5를 바탕으로 하여 형상을 드러낼 준비가 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모든 물체는 6각형을 기본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6면체의 피라밋, 6각수 등이 그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2 + 4 = 6이 있습니다. 물질 속에는 2라는 음양이 있는데, 그것이 4방이라는 공간 속에서 드러낼 준비를 마친 상태가 6입니다.
음양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하여도 4방이라는 공간이 없다면 그 모습을 어찌 드러낼 수 있을까요?
3 + 3 = 6도 있는데, 천지인 3신이 음양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상태입니다.
그냥 3이라고 하면 기본적인 3신의 형상을 가리키지만, 그것이 음양으로 드러난다는 것은 그 형상이 마침내 실질적인 모습으로 드러낼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만약에 3 + 3 + 3 = 9가 된다면 3신이 세 번 변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처럼 6에는 세 가지의 면이 있는데, 모습은 다를지라도 그 의미는 동일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6에 이르러 비로소 물질을 형성하는 기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옛 어른들은 6을 가리켜 ‘자성수’ 혹은 ‘6氣’라고 하였던 겁니다.
자성은 그냥 관념적이며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반드시 기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이지요.
이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8괘의 6효입니다.
이런 이치 때문에 현무경에는 ‘천문으로 음양정사니라’고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