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과 자전이 이루어지면서 세상에는 음양이 형성되고, 3신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4방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4방은 움직이지 않는 틀이요, 3신은 틀 속에서 변화하는 주체입니다.
그 주체를 천지인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각기 4방에서 변화를 하기 때문에 12지지라는 지지가 나오게 된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3신을 싸고 있는 4방은 1북, 2남, 3동, 4서이기 때문에 1, 2, 3, 4를 합한 10방은 곧 4방을 가리키며, 4가 3을 싸고 있다는 것은 곧 10이 3을 싸고 있다는 것과도 상통한다는 말이겠죠.
그러기 때문에 3신이 움직이는 틀은 10이라고 하며 그걸 천간이라고 하였습니다.
공전은 자전이 모여서 되는 것인데, 하루는 12시간으로 변하고, 1년은 12개월로 변하는 등, 12단위로 변합니다.
기본적인 3신과 4상이 조화를 부린 것이 12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죠. 12는 반드시 10방을 터전으로 해서 움직이는 법이므로 12 × 10 = 120이 되어 한 시간은 120분이 된 겁니다.
시간이 모여서 日이 되고, 月이 모여서 年이 되는데, 이를 가리켜 ‘연월일시‘라고 합니다.
연월일시는 사주(四柱)라고 하여 천지를 형성하는 네 개의 기둥으로 보았습니다.
기둥이 함부로 흔들리거나 변하면 큰 일이 납니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물질은 사주에서 벗어날 수 없지요.
따라서 사주를 잘 본다면 사람 뿐 아니라, 모든 사물의 성쇠를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나는 사주에 관한 연구는 안 해 봤지만, 제대로 사주를 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4주라는 연월일시라는 틀 속에서 안 보이는 천지인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 하는 걸 알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이런 것도 충분히 연구할 대상이라고 봅니다.
연월일시 중에서 時와 月은 자전도수이고, 日과 年은 공전도수입니다.
1일의 시작은 1시에서부터 시작하여 12시에 끝납니다.
1시, 즉 첫 시를 가리켜 선천 물질문명에서는 물에서 나왔으므로 子時라고 하였으니, 마지막 12시는 亥時가 되겠죠.
그런데 12시에도 음양이 있으니 자는 양, 축은 음, 인은 양, 묘는 음, 진은 양, 사는 음, 오는 양, 미는 음, 신은 양, 유는 음, 술은 양, 해는 음입니다.
양을 위주로 할 때에는 자축이 합하여 1양, 인묘가 합하여 2양, 진사가 합하여 3양을 이룹니다.
양이 다하면 음이 되는 법이므로 오미가 합하여 1음, 신유가 합하여 2음, 술해가 합하여 3음을 이룹니다.
이것을 가리켜 3양, 3음 즉 6기라고도 부릅니다.
이처럼 자축에서 시작한 시간 즉 1양은 6기의 마지막인 3음 술해에서 하루를 이룹니다.
시간으로만 따진다면야 마땅히 해(亥)가 하루를 이룬다고 해야겠지만, 양을 위주로 하다 보니 술(戌)에서 하루가 이루어진다고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선천 물질문명의 첫날은 술일(戌日)이라고 하게 된 겁니다.
기억하고 계시지요?
낙서의 초하루 일진은 무술일이라고 한 사실을.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하루라는 자전의 입장에서 본 것이고, 만약 공전의 입장으로 본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