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자
허무장의 시작인 ‘천문음양정사’를 제외한 나머지 글자는 정확하게 36자입니다.
허무장 1절이 바로 그것인데, <현무경 사략 통감 대학 소학 중용 논어 맹자 시전 서전 주역 소멸음해부 소멸음해부 무신납>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허무장에는 마지막 6절도 <왈유도 ~ 기초동량종>까지 36자로 되어 있으니 36자로 시작해서 36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처럼 허무장의 시종이 36자로 되어 있는 데에는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현무경은 글자 한자 함부로 쓰여진 게 아닙니다.
자그마치 후천 5만 년의 도수를 기록한 경인데, 그럴 리가 있나요?
허무장에는 도합 6절이 있으니 36이란 숫자는 6 × 6 = 36이 되는 셈이군요.
이것은 허무장 맨 앞에 있으면서 1절에서 6절에는 포함되지 않는 부내자(符內字)인 <천문음양정사>가 스스로 변화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36은 흔히 천도수라고 합니다. 천도수라고 하는 것은 만물을 품고 있는 허공을 의미합니다.
하늘이라고 하면 막연한 허공으로 연상하기 쉽지만, 사실 허공은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로 허공은 거대한 그릇이므로 당연히 틀이 있겠지요.
다만 너무 거대하면서 무형이다 보니 그런 것이 눈에 띄지 않을 따름이지요.
이걸 원주(圓周)라고 부릅니다.
인체로 말한다면 사지와 머리통 등, 겉모습을 가리킨다고 하면 될 겁니다.
이걸 숫자로 말하면 360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 허공에도 핵이 있게 마련이지요.
틀이 있으면 반드시 핵이 있습니다.
이걸 원심(圓心)이라고 부릅니다.
인체로 말한다면 심장이라고 할 만하겠죠.
이걸 숫자로 말한다면 6이라고 합니다.
1년이 360일이 아니라 366일이라고 하는 까닭은 6일이라는 원심도 있기 때문입니다.
원심 6이 6과 곱하면 36이요,
그것이 다시 10무극과 곱하면 360입니다.
6은 천1, 지2, 인3을 합한 수이므로 천지인의 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는 거대한 원형이지만 결국 그 원심은 6수라는 걸 알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구구단 중에서 6단을 잘 연구해 보세요.
6 × 1 = 6은 핵이 하늘에 있는 경우이므로 아직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날 수 없는데, 이를 가리켜 6기(氣)라고 한 겁니다.
다음으로 6 × 2 = 12인데, 이것은 핵이 땅으로 내려온 것이라고 할 수 있으니 땅에서는 형상을 지니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바로 12시, 12계절, 12경락 등으로 나타나게 된 겁니다.
12라는 숫자는 10무극과 2음양이 합한 수입니다.
10은 1이 0이라는 레일을 한 바퀴 돈 상태입니다(ㅇ).
우주에는 영원한 레일이 있는데 그걸 가리켜 0이라고 부릅니다.
그걸 한 바퀴 돌면 10이요, 두 바퀴 돌면 20이며, 세 바퀴 돌면 30이라고 합니다.
한 바퀴를 돈다고 하는 것은 1태극이 온전해 졌음을 가리킵니다.
두 바퀴 돈 것은 2음양이 온전해졌음이요, 세 바퀴 돈 것은 3재가 온전해 졌다는 의미입니다. 태극이 온전해지면 반드시 음양으로 나투어져야 하므로 11, 12, 13 … 으로 진행하여 20에 이르게 되는 것이 수리의 법칙입니다.
20에 이르러 음양이 온전하게 되면 1태극과 2음양이라는 천지의 4방이 정해진 것이므로 이를 가리켜 4상의 합이라고 합니다.
사람도 10살 때와 20살 때는 굉장한 차이가 납니다.
이런 식으로 수리를 따진다면 끝이 없지요.
여하튼 1태극이 0이라는 영원한 레일을 한 바퀴 돌면 비로소 10무극이 성립하는데 이는 곧 하늘의 형상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다음에는 땅의 형상을 이루기 위해 다시 1태극이 있게 되는데, 이를 가리켜 11귀체라 하며, 2음양이 있게 되는데 이를 가리켜 12지지라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6 × 2 = 12라고 합니다.
이렇게 6단만 풀이하려고 해도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네요.
여기서는 6 × 6 = 36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나머지는 또 기회가 오는 대로 언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