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수운대신사와 연관 된 용천검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기로 한다. 수운선생께서는 달 밝고 바람이 없는 날이면 산위에 올라 목검으로 검무를 추셨다고 한다. 용담유사에 있는 검결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劍訣
시호(時乎)시호 이내시호 부재래지(不再來之) 시호(時乎)로다
→때여 때여 이 나의 때여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때이로다.
만세일지(萬世一之) 장부(丈夫)로서 오만년지(五萬年之) 시호(時乎)로다
→만세에 한번 밖에 태어 날 수 없는 장부로서 오만 년의 때이로다.
용천검(龍天劍)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하리
→용천검 잘 드는 칼은 쓰지 않으면 무엇 하겠는가
무수장삼(舞袖長衫) 떨쳐입고 이 칼 저 칼 넌즛 들어
→무수장(춤출 때 입는 소매가 긴 적삼)을 떨쳐입고서 이 칼 저 칼을 넌지시 들어서
호호망망(浩浩茫茫) 넓은 천지(天地) 일신(一身)으로 비껴서서
→아득하여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천지에 한 몸으로 비껴서서
칼 노래 한 곡조(曲調)를 시호 시호 불러 내니
→칼 노래 한 곡조를 때여 때여 하면서 불러내니
용천검(龍天劍) 날랜 칼은 일월을 희롱(戱弄)하고
→용천검 날랜 칼은 해와 달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舞袖長衫) 우주(宇宙)에 덮여있네
→천천히 움직이는 무수장삼은 우주에 덮여 있네
만고명장(萬古名將) 어디 있나 장부당전(丈夫當前) 무장사(無壯士)라
→만고에 명장은 어디에 있느냐 장부 앞에는 장사가 없는 것이니라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身命)좋을시고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 나의 신명 좋을시고
검결에서도 용천검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일월을 희롱한다고 하였다. 이는 곧 선천의 낡은 태세와 세수가 사라지고, 후천의 오만 년을 밝힐 태세와 세수, 일진과 시두를 맞이하기 위한 춤을 추었던 것이다. ‘시호 시호‘ 하면서 때를 불렀던 것도 역시 개벽주가 새로운 후천의 개벽시를 알려주는 기유년을 가리킨 것이다. 이글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용천검으로 칼춤을 추는 목적은 개벽의 시기를 명쾌하게 밝히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만고명장은 바로 개벽주를 가리킨다.
이렇듯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동학이나 천도교의 해설을 보면 ’용천검 날랜 칼이 일월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이 우주에 덮여 있는 것과 같이 천리에 따르고 천명을 공경하여 세계인류를 위하는 큰일을 한울님의 뜻대로 행해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사람들은 이러한 큰일을 행하려는 마음조차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용기 있는 장사에게는 당할 장사가 없는 것과 같이 용기를 가지고 행하게 되면 무슨 일이든지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는 것이다. 용기를 가지고 한울님 뜻에 맞는 큰일을 하여 좋은 몸이 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라는 식으로 풀이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