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백열전구와 형광등을 대체할 ‘차세대 광원’ 발광다이오드(LED·엘이디)가 최근 가정과 사무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효율·친환경 에너지 흐름에 발맞춰 일반 조명용 제품들이 예상보다 일찍 상용화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올해가 일반 조명용 엘이디 시장이 열리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 가정·사무실용 제품 출시 잇따라
중소 조명업체인 남영전구는 최근 삼성전기와 손잡고 일반 조명용 엘이디 전구를 출시했다. 소비 전력은 8.5W로 같은 밝기 형광등의 40%, 백열등의 2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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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반 조명용 시장의 최대 수요처는 건물관리 분야다. 고급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를 짓는 건설회사들도 엘이디 조명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기료와 수명, 관리비 등을 고려할 때 엘이디 조명을 달면 2∼3년 안에 투자비용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무료 교체’ 마케팅을 벌이는 업체도 있다. 엘이디 조명을 공짜로 바꿔주고 대신에 일정 기간 전기료 절감분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지난달 이 사업을 시작한 화우테크놀로지 유영호 사장은 “엘이디로 바꾸면 최대 95%까지 전기료가 줄기 때문에 평균 2.8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더 밝고 더 싸게”
산업용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엘이디는 현재 교통 신호등, 광고판 조명, 자동차 램프, 휴대전화 광원 등으로 쓰이는데, 최근에는 엘시디(LCD) 노트북과 텔레비전 광원으로 활용도가 넓어지는 추세다. 전세계 엘이디 조명시장은 오는 2015년에는 현재의 휴대전화 시장과 맞먹는 1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엘이디 조명 확산을 적극 거들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조명의 30%를 엘이디로 교체하기 위한 ‘15/30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엘이디를 ‘고효율 에너지 기기’로 인증하는 시기를 앞당겼다. 백열전구 대체용 엘이디는 올 1분기 안에, 형광등 대체용은 내년까지 인증을 내줄 계획이다. 박영길 에너지관리공단 팀장은 “고효율 기기 인증을 받으면 공공기관 사용이 의무화되고 구입 장려금이 나오기 때문에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존 전구보다 4∼5배 가량 비싼 값인데, 관련 업체들은 “원가 인하는 시간문제”라고 자신한다. 실제로 엘이디는 ‘10년마다 성능은 20배 향상되고, 가격은 10분의 1로 떨어진다’는 ‘하이츠의 법칙’에 따라 광효율이 빠르게 개선돼 왔다. 유영호 사장은 “2년 뒤에는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밝아지고, 가격은 2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열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구 온난화와 고유가 여파로 전세계 각 나라가 고효율·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집과 사무실에서 형광등이 사라지는 시기가 훨씬 더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 발광다이오드(LED)
전기가 흐르면 빛을 내는 화합물 반도체다. 전기 에너지의 90%가 빛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광효율이 높다. 백열등의 광효율은 5%, 형광등은 40% 수준이다. 형광등에 견줘 소비 전력은 절반 수준이고, 수명은 최대 5배 가량 길다. 아직까지 자연스런 색감이 다소 떨어지고 가격이 비싼 게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