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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의 양면성

영부, 精山 2008. 2. 20. 08:26

“음. 그렇게 보였나요? 사실은 정도군을 위해서 일부러 그랬던 건데 하하하.”

 

“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운곡선생과 수시로 만나 그런 차원은 이미 마스터한 상태였는데, 정도가 처음부터 어려워 할까봐 일부러 그렇게 하였던 모양이다.

 

“그 정도의 의식수준이라면 현무경 해설로 바로 들어갔어도 괜찮았겠군요. 그러나 이것만은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운곡선생은 칠판에 ‘열 석자의 몸’이라고 큼지막한 글씨를 써놓았다.

 

“증산께서 ‘내가 열 석자의 몸으로 다시 오리라’고 했다는 말이 대순전경에 있습니다. 이 구절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도 애타게 증산이 다시 올 것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증산이 다시 와서 개벽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혹은 말하기를 자신들이 속한 종단의 교주가 다시 오신 열 석자 증산이라고 하는 곳도 있더군요. 그러기 때문에 그들은 말하기를 자신들의 교주가 천지개벽을 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실정입니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서도 그런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을 텐데요?”

 

“맞아요. 여기 태산이 그랬어요.”

 

뒷자리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렸다.

 

“오! 그랬던가? 태산은 어떻게 그런 경험을 했나요?”

 

태산은 얼굴이 약간 검은 편이었다. 

 

“쑥스럽네요. 제가 그런 단체에 있었기 때문에 잘 압니다. 제가 대학교 다닐 때에 학교동아리에 가입한 적이 있었는데, 증산을 상제님이라고 하면서 현무경 얘기는 전혀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왜 그런 거냐고 물었더니 대답하기를 그건 아무나 풀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교주님만이 풀 수 있는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다른 단체에 있는 친구들한테 물어보았더니, 그들도 역시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현무경은 자신들의 교주만이 푸는 거라고 하기도 하고, 그런 건 지나간 것이요, 다시 개벽 할 적에는 다른 게 나와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개벽이 아직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군요?”


“네. 그런 셈이지요.”

 

운곡선생은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예전에도 그러더니 지금도 그렇게 말들을 하고 있군 …. 아마 그건 지축이 바로 서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태산은 ‘우주변화의 원리’라는 책에 그렇게 나와 있는데, 그걸 증산계열에서 인용하면서 그렇게 얘기한다고 하였다.

 

“그런 건 증산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셈이 아닌가요? 증산은 분명 천지를 개벽하러 왔다고 하였는데, 아직도 개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증산이 개벽을 하려고 왔었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요? 그런 말을 하려면 개벽에는 두 가지 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하는 게 도리이겠죠.”

 

“두 가지 면이라뇨?”

 

“개벽에는 전체적인 개벽과 개인적인 개벽이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 다 그렇듯이, 개벽에도 음양이 있게 마련이지요. 전체적인 개벽은 천지인신이 살아가는 기본 바탕인 천지를 개벽하는 것이요, 개인적인 개벽은 인간 개개인의 개벽을 가리킵니다. 전체적인 개벽을 가리켜 平天下라 하며, 개인적인 개벽을 가리켜 治天下라 합니다. 증산께서 말씀하시기를 ‘평천하는 내가 하였으니 치천하는 너희가 하라’고 한 것은 바로 이를 가리킨 것입니다. 증산은 전체적인 개벽으로 모든 생물이 다 잘 사는 길을 열어 놓았고,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자는 그 원리대로 행하여 올바른 인생을 개척하는데, 그것은 각자의 개벽입니다. 그건 그렇고 열 석자로 다시 온다고 한 증산의 몸‘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