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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리라 한 열 석자의 몸

영부, 精山 2008. 2. 21. 08:27

운곡선생은 다시 칠판에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라는 글자를 썼다.

 

“이게 바로 다시 오리라고 한 열 석자의 몸입니다.”

 

“ … ???”

 

정도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몸이라고 하면 당연히 사람의 얼굴처럼 이목구비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보통 사람들과 달리 광채 나는 얼굴이라도 지녀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운곡선생은 열 세자의 문구만 달랑 적어 놓았지 않은가?

 

“아! 天有 13도!”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의미에서 언급을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왜 증산은 다시 온다고 하였던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본 후에 13자에 관한 걸 알아보는 순서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하긴, 예수도 그렇고, 부처도 그렇고, 모두가 다시 온다고 하였다는 게 공통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그들은 왜 전부 한결 같이 다시 온다고 하였을까?

정도는 무심코 지나쳤던 일이지만 운곡선생의 강좌를 들으니 진짜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증산이 다시 온다고 한 몸이 육신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육신을 가리킨다면 열 석자라고 하였으니 자그마치 4미터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육신은 아무리 크고 잘 생긴다고 하여도 역시 허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꽃이나 줄기, 튼실한 줄기 등은 왜 있습니까? 그것은 열매를 위해서 있습니다.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는 다 불에 태워버리라고도 예수가 말씀하셨습니다. 증산이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온 것은 허상에 속아 사는 사람들에게 실상을 전해주려고 한 것입니다. 육신이 있는 인간과 통할 수 있는 것은 육신을 지니고 태어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물론 신과 같은 능력으로도 통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천존문명이나 지존문명에서나 있었던 일이고, 인존문명에서는 직접 인간의 몸을 통해 상서를 전달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인간의 몸을 쓰고 오신 것이므로 어쩔 수 없이 다시 진짜의 몸인 법신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도솔천 내원궁에서 천하를 대순하기 전의 몸이었던 법신으로 말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형상이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는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가리켜 허상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허상에 속아 지금 가지고 있는 육신의 목숨이 다인 줄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영원한 목숨은 무형입니다. 영원한 몸뚱이도 무형입니다. 이걸 가리켜 법신이라고도 하는데, 증산께서 돌아가시는 순간, 그는 허상으로부터 벗어나 법신으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가리켜 化天이라고 합니다. 배고프면 먹어야 하고, 추우면 덮어야 하고, 어디를 가려면 탈 것에 의존해야 하는 이 불편한 몸에서 벗어나 영원한 대자유를 누릴 수 있는 몸이 있다면 그 누군들 마다하겠습니까?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자신이 죽으면 몸도 영원히 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내가 지니고 있는 이런 모습이 다시 나타나는 일은 없겠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내 몸이 영원히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른 상태나 형태로 변할 따름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몸을 이루고 있던 살이나 근육, 뼈 등은 숨이 멎는 순간에 다른 형태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것들은 각기 지수화풍으로 돌아가 다른 인연을 만나서 다른 형태로 다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이런 것을 과학적으로는 ‘질량불변의 법칙’ 혹은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사물을 정확하게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