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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 // 새로운 시공

영부, 精山 2008. 3. 19. 08:12

정도는 문득 지금 운곡선생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천부동의 취지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젊은이들도 그런 느낌을 같이 하고 있는 듯 하였다.

장내에는 숙연(肅然)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자, 이번에는 선천에서 후천으로 어떻게 개벽을 한 것인지에 대한 고찰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안 됩니다. 성경이나 불경을 보면 신천, 신지에 대한 문구가 나오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양태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고리)으로 무수한 사이비 종교와 교주들이 나오게 된 원인이 되었지요. 여러분, 왜 증산과 현무경이 위대한 줄 아십니까? 바로 선, 후천의 전환점과 그 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못을 박아 놓았기 때문입니다.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그 날과 그 때는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고 하였던 성경의 말씀이 진실이라면, 현무경의 첫 장에 ‘기유정월일일사시’라고 못을 박아 놓은 것이 ‘아버지의 답’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이 세상에 성인으로 추앙 받는 사람들 중에서 감히 어느 누가 현무경에서 밝힌 것처럼 명확하게 연월일시를 명기하면서 개벽의 시점을 일러주었던가요? 그런데도 이 민족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증산을 어느 신흥종교의 교주 정도로 인식하고 있으니 정말 갑갑한 노릇입니다.”

 

운곡선생은 가슴이 답답한 듯, 길게 숨을 내 쉬었다.

 

“후천의 문은 己에서 열린다고 하였으니 己가 들어가는 해에 후천이 시작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건 중앙에서 본 것이요, 시간과 세수가 시작하는 건 중앙이 아닙니다. 중앙의 문이 열린다는 건, 태세와 일진이 시작한다는 얘기입니다. 시간과 세수는 중앙의 문이 열려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선천의 시간과 세수는 각기 북방과 동방에서 시작을 하였으니, 후천에는 당연히 남방과 서방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선천에서는 양을 위주로 하여 자시(子時)와 인월(寅月)로 각기 시두(時頭)와 세수(歲首)를 삼았으나, 후천에서는 음을 위주로 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남방과 서방에 있는 음이 각기 시두와 세수가 된다는 말이 되겠지요. 남방의 음은 사(巳)이고, 서방의 음은 미(未)와 유(酉)입니다. 그러나 현무경에 기록한 것처럼, 후천에는 기서재동(其瑞在東)의 원리대로 서방이 동방으로, 남방이 북방으로 각기 자리 이동을 하게 되어 있으므로, 남방의 巳는 북방의 子로 이동을 하고, 서남방의 未는 동방의 寅으로 이동을 하며, 서방의 酉는 동남방의 辰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즉, 선천의 임자시두가 나온 곳으로 후천에는 癸巳시두가 나오고, 선천의 갑인 세수가 나온 곳으로 후천에는 기미 태세(太歲)가 나오며, 선천의 무진 태세가 나온 곳으로 후천에는 정유 정월로 세수가 나온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선천의 천지가 후천의 천지로 개벽한 실체입니다. 그냥 막연하게 신천, 신지를 얘기하지 말고, 이처럼 구체적인 연월일시를 제시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선천의 종교는 그림자요, 후천의 종교는 실상을 드러냈다고 하는 겁니다. 여러분,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천지부모가 애써 일해 놓고 가는 것은 시공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선천에서 후천으로 개벽하는 것도 역시 새로운 시공을 지어 놓고 가는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일 이런 사정으로 모른다면 제아무리 초능력을 행사하고, 진리를 외친다고 하여도 말짱 허상이란 걸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