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에서 추방당한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사람이 에덴에서 추방당한 이유를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이라고 한다.
피조물이 되어 감히 창조주처럼 될 수 있다는 간교한 뱀의 유혹에 넘어간 인간의 어리석음과 오만과 독선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도 ‘인간은 감히 하나님처럼 될 수 없다’고 믿는다.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구더기만도 못한 존재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물론 겸손해야 하는 건 맞다.
사실 인간이란 존재는 광활한 우주에서 보면 바닷가의 모래 한 알 처럼 아무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인간들에게 구약과 신약이라는 '약속‘을 하셨다.
그 약속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양산(量産)하겠다‘는 것이다.
곧 시천주(侍天主)를 많이 나오게 하겠다는 말씀이다.
그런데도 성경에 무지한 자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겸손과 신앙이라는 굴레에 가두어 놓고, 맹신과 순종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에덴에서 인간을 추방한 이유를 분명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곧 ‘잃어버린 참 나를 회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 손을 들어 생명나무 실과도 따 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에덴동산에서 그 사람을 내어보내어 그의 근본 된 토지를 갈게 하시니라. - 창세기 3장 22절 ~ 24절”
‘선악을 아는 일에 하나님처럼 되었기 때문’에 추방하였다고 명시하지 않았는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덮어 놓고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려고 했기 때문’은 아니다. 인간은 당연히 하나님처럼 되어야 한다. 그것은 이미 ‘우리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자’고 하였으며, 성경 곳곳에 ‘내가 온전한 것처럼 너희도 온전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자신보다 더 위대하고 훌륭해지기를 원하지 않을까? 하물며 하나님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하나님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있다면 마땅히 그 존재처럼 되라고 하는 분이 하나님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없기에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에덴에서 추방당한 이유는 무조건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겠다’는 오만함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선악을 아는 일에 하나님처럼 되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
다른 모든 일에도 하나님처럼 되어야 하건만, 선악을 아는 일에만 하나님처럼 되었다는 말이다.
전체적인 인격도야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지식을 받아들인다면 필경 자신만의 울타리에 갇힌 선악으로 만물을 판단하게 되는 건 자명한 이치다.
그것이 모든 불행의 씨앗이다.
상대방의 입장에도 서보고, 두루두루 모든 걸 다 본 뒤에 선악을 판단해야 전체와 개체가 동시에 좋게 된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전체와 개체를 동시에 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생명과는 성령의 열매요, 선악과는 율법의 열매다. 성령의 열매는 어느 한 군데라도 막힘이 없기 때문에 거룩한 것이며, 선악과는 갑갑한 흑백논리에 빠지게 한다.
흑백논리로 무장한 채, 생명과를 먹을 수는 없다.
아무리 생명과를 먹고자 해도 그런 눈에는 결코 생명과가 보이질 않는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에덴에서 추방한 것’이다.
하나님이 추방했다고 하니까, 실제로 어떤 초능력적인 신이 있어서 인간을 추방한 것으로 본다면 곤란하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깃 든 성령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는 말이다.
신은 인간을 창조하고 나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곳은 바로 인간의 마음이다.
그러므로 에덴에서 추방당한 건 인간 스스로의 마음에서 진리가 멀어졌다는 의미다.
누가 쫓아내고, 받아들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는 누구나 하나님의 동산이 있고, 생명과도 있으며, 또한 선악과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