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임인년부터 사람이 참여 함

영부, 精山 2008. 3. 25. 08:17

정도가 메모한 노트를 보면서 대답을 하였다.

 

“음. 그랬었군요. 비유하자면 바다는 도(道)이고, 바다를 이루는 물방울들은 도수라고 하면 될 겁니다. 바다는 바닷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도는 도수로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선천 종교판에서는 그냥 ‘사랑’, ‘자비’, ‘인’을 행하면서, 특정한 신이나 대상을 믿으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곧 바다를 가리킨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다를 이루고 있는 물방울과 그 속에 들어 있는 온갖 생물들에 대한 정보까지 일러주어야 제대로 바다를 알 수 있고, 활용도 할 수 있는 법인데, 이런 것을 가리켜 도수라고 부릅니다. 잠깐, 천지공사를 시작하면서 증산께서 뭐라고 말씀 하셨는지 기록을 살피기로 할까요?”

 

운곡선생은 대순전경을 펼쳐서 4장 천지공사 편을 향산에게 읽으라고 하였다.

 

“신축년 7월로부터 본댁에 머무르시며 쉬임 없이 천지공사를 행하셨으나 참관한 사람이 없으므로 전하지 못하였느니라. 임인년 4월에 천주 김형렬의 집에 머무르사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시속에 어린 아해(兒孩)에게 개벽쟁이라고 희롱하나니 이는 개벽장(開闢長)이 날 것을 이름이라. 내가 삼계대권을 주재하여 천지를 개벽하며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고 조화정부를 열어 재겁에 싸인 신명과 민중을 건지려 하니 너는 마음을 순결히 하여 공정에 수종하라 - 대순전경 4장 1절”

 

향산의 고운 음성은 그녀의 호(號)처럼 장내에 향기를 발산하는 듯하였다.

 

“천지공사에 관한 본격적인 공부는 현무경 해설이 끝난 후에 대순전경 해설을 할 적에 상세하게 할 예정이지만, 천지공사의 대요(大要)는 명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잠깐 대순전경을 인용해 보았습니다. 천지공사는 임인년 4월부터 형렬의 집에서 시작하였으나, 신축년(1901년)부터 이미 시작하였다고 한 것도 역시 도수에 맞추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원래 천지공사는 경자년(1900년)부터 시작하였으나, 경자년은 천개어자(天開於子)의 원칙에 의해 하늘의 문을 열기 위한 공사이므로 하늘(1)처럼 무형이므로 아무런 기록이 없고, 신축년은 땅의 문을 열기 위한 공사인데, 땅(2)은 형상이 있어야 하므로 천지공사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3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는 없었던 겁니다. 마침내 3수에 해당하는 임인년(1903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사람들을 천지공사에 참여시킨 것을 보아도 아무렇게나 공사를 벌인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임인년에 천지공사를 맨 처음 벌인 곳이 김형렬의 집으로 정한 것도, 그가 전주에 거주하는 임술(壬戌)생이며, 말순이라는 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주(全州)는 지구촌의 온 고을을 대표하는 지명이며, 임술년은 북방에서 선천의 음양이 모두 종지부를 고하여 동서남북이 그 몸을 인간의 마음에 맡기는 (이를 가리켜 현무경에는 신의어심(身依於心)이라고 하였음)곳이요, 그의 이름은 서방의 金을 열렬하게 형통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김말순은 이미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후천의 大時太祖出世帝王將相方伯首領蒼生點考하는 황극후비소를 맡아 보는 수부(首婦)입니다. 여러분, 말순이가 무슨 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