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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과 김수부의 탄생 연대에 대한 도수

영부, 精山 2008. 3. 26. 07:50

말순이란 이름은 정도도 전에 들었던 기억이 났다.

증산께서 화천하기 전날에 황극후비소 공사를 하기 위해 긴급하게 수부로 내정한 여인이었는데, 그 이름이 ‘끝 번’을 가리키는 특이한 이름이었기에 정도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누군가 ‘경인(庚寅)생입니다’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왜 하필이면 경인 생일까요?”

 

운곡선생은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넘어가는 적이 없었다.

무언가 미심쩍다 싶으면 반드시 질문을 하여 사람들이 이해를 하고 있는지, 못하는지를 확인하는 특성이 있는 듯하였다. 덕분에 정도는 많은 덕을 볼 수 있었다.

 

“여러분은 앞으로 대순전경이나 천지공사 내용을 볼 적에 반드시 지명(地名)과 인명(人名), 시기(時期), 물품(物品) 등을 유의해야 합니다. 후천 5만 년의 도수를 상징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더 없이 귀중한 것들입니다. 증산께서는 일부러 사람들의 이름을 개명하면서까지 공사를 보았는데, 그건 그만큼 후천은 사람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인생 말순이를 수부로 내정한 것은 증산 자신이 신미 생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갑자기 탄성이 크게 울리는 바람에 사람들의 이목은 소리가 난 방향으로 쏠렸다.

 소리를 지른 사람은 각산이었다.

 

“어? 각산이 뭔가 알아낸 모양이군요. 한 번 설명할 수 있나요?”

 

“네. 선천의 천간 중에서 경(庚)은 후천의 중앙으로 들어가는데, 신(辛)과 합하여 서방 금(金)의 음양으로 조화를 이루며, 선천의 지지 인(寅) 자리로 후천에는 미(未)가 들어가야 제대로 도수가 맞아 떨어지게 됩니다.”

 

각산의 설명을 들으면서 몇 사람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정도는 무슨 소린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운곡선생도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그렇죠. 그게 바로 도수가 맞는다고 하는 겁니다. 아무리 큰일이라도 도수에 맞지 않으면 허사가 되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도수에 맞으면 크게 성공한다고 한 말은 바로 이런 걸 두고 한 말입니다.”

 

정도는 나중에 의산으로부터 낙서의 간지와 용담의 간지가 어떻게 이동하는 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확연히 알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너무 간단한 것이었다.

경(庚)은 양금(陽金)이요, 신(辛)은 음금(陰金)이고, 인(寅)은 미(未)와 더불어 인미합(寅未合)을 이루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의산은 그 말을 하면서 ‘양이 호랑이를 잡아 먹으려고 서방에서 동방으로 이동 하였고, 호랑이는 닭을 잡아먹으려고 하니까, 서방에 있던 닭이 손방으로 도망가서 후천의 정월 세수가 되었다’고 하면서 웃었다.

 

“천지공사를 벌이면서 ‘삼계대권을 주재(主宰)’하여 ‘천지를 개벽’하며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고 조화정부를 열어’ ‘재겁(災劫)에 싸인 신명과 민중을 건지려 한다’는 대의명분(大義名分)을 내세웠다는 데에 유념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천지공사는 천지인 3계를 주재하고, 후천 5만 년의 지상선경을 건설하는 조화정부를 열어, 광제창생을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도는 그간 막연하게 알고 있던 ‘천지공사’의 실체가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었다. 

 운곡선생은 칠판에 커다랗게 ‘神明界統一’, ‘造化政府設立‘, ’廣濟蒼生‘이라는 글자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