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의 저주
선악과를 먹게 한 대가로 뱀도 저주를 받고, 인간도 저주를 받았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기성교회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배후에 있는 천사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의 벌칙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뱀이나 인간은 사실 하수인(下手人)에 지나지 않는다.
하수인보다 배후의 조종자가 더 큰 벌을 받는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단 한 마디 천사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건, 실제로 천사들이 있는 영계가 따로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늘에서 땅으로 천사들이 내어 쫓겼다’는 성경의 문구를 근거로 하여 천사의 실재를 주장하지만, 이 역시 하늘과 땅의 의미를 모른 무지에서 비롯한 생각이다.
여하튼 성경에서는 선악과를 먹은 대가로 다음과 같은 저주를 내린다.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육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종식(終熄)토록 흙을 먹을지니라.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잉태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 한 나무 실과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너는 종식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너의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食物)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 그 속에서 네가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 창세기 14절 ~ 19절”
뱀은 모든 짐승보다 저주를 받아서 배로 다니고, 평생토록 흙을 먹으라고 하였다.
이걸 문자대로 믿으면 마치 예전에는 뱀이 배로 기어 다니지 않고, 날아다니거나, 걸어 다닌 걸로 믿게 마련이다.
실제로 그렇게 가르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배로 다닌다는 건 ‘그레데’인들처럼 배만 위하는 물질적인 의식의 소유자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 가장 저주스러운 건, 배만 위하는 생각이다.
땅에 배를 밀착한다는 것은 평생토록 흙을 먹는다는 의미다.
흙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하늘에 상대적인 것으로서 성령의 반대 개념이다.
뱀과 여자의 후손이 서로 원수가 되게 한다는 건 무슨 말일까?
그러면, 남자의 후손은 뱀과 원수가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사실 모든 인류는 다 남자의 후손인 동시에 여자의 후손이 아닌가?
그런데 굳이 여자의 후손이라고 한 걸 보면 무언가 심장(深藏)한 의미가 있을 법하지 않은가?
그 이유는 남자는 선천의 양을 가리키고, 여자는 후천의 음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알면 저절로 풀린다.
선천에서는 양을 위주로 하기에 남자에게서 여자가 나와야 했다.
이른 바 남자의 갈비로 여자를 만들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곧 선천은 남자의 후손이 주도를 하고, 후천은 여자의 후손이 주도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후천에서는 음이 주도를 하는데, 그것을 성경에서는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여자에게서 나게 하셨다(갈라디아서 4장 4절)’고 기록하였다. 이런 사실은 다음 글에 잘 나타난다.
“패역한 딸(이스라엘 백성)아 네가 어느 때까지 방황하겠느냐 여호와가 새 일을 세상에 창조하였나니 곧 여자가 남자를 안으리라. - 예레미야 31장 22절”
선천은 남자가 여자를 안았지만, 후천에는 여자(처녀)가 남자를 안는다고 하였다.
이것은 처녀가 예수를 탄생한다는 의미와 직결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동정녀 탄생의 의미는 성경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할 때에 제대로 보인다.
여자의 후손의 첫 머리는 예수다.
남자는 ‘자축인묘진사‘의 선천 6으로 끝나는 기간에 주도권을 쥐고, 여자는 ’오미신유술해‘의 후천 6을 주도한다.
이때 오(午)는 비록 후천이지만 양(陽)에 속하므로 진정한 첫머리는 미(未)다.
이처럼 양이 후천의 맏아들이므로 예수는 ’어린 양‘으로 왔다.
따라서 여자의 후손은 어린 양 예수를 가리킨다.
여자의 후손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고, 뱀은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물게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뱀의 머리는 뱀의 지혜나 지식을 가리키고,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는 마지막 영혼의 열매를 가리킨다. 머리는 지혜의 시작이며, 발꿈치는 마지막 열매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그릇된 지혜나 지식 즉 선악과의 독을 뿜어내는 뱀의 대가리를 여자의 후손은 경계하라는 말씀이며, 선악과는 영혼의 열매를 맺는 마지막 단계에서 독침을 놓게 된다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여자에게 내린 ‘잉태하는 고통’도 육적인 고통을 가리킨 것이 아니다.
선악과를 먹지 않았으면 잉태하는 고통이 없었다는 말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야말로 웃기는 소리다. 사람이 해산하는데 어찌 고통이 없단 말인가?
그것은 영적인 자녀를 낳는 일이 그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될 거라는 뜻이다.
육적인 자녀를 만들 때에도 두 부부가 얼마나 큰 환락에 젖는가?
하물며 영적인 자녀를 낳는 일임에랴! 그러나 일단 선악과의 독에 물든 물질적인 의식, 그릇 된 의식을 정화한다는 건 두배, 세배 더 어려운 일이 될 거라는 말씀이다.
선악에 물들지 않은 어린애와 같은 순수한 의식이라면 진리의 말씀으로 해산하는 건 아주 쉽다.
마땅히 후천에는 음이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데, 선악의 독침을 맞은 하와 같은 여성은 어쩔 수 없이 흙에 속한 남성의 지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하와로 하여금 남편을 사모하라고 한 것이다.
흙의 주도권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 쥐고 있기 때문에 선악과를 먹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 여성은 당연히 남성에게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마지막으로 남자에게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고 하면서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을 수 있다’고 하였다.
선악과를 안 먹었다면 얼굴에 땀이 흐르는 노력을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었을까?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너는 종식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너의 먹을 것은 밭의 채소’라고 한 말씀이다.
선악과를 먹은 건, 땅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사람과 뱀만 저주를 받아야지, 왜 애꿎은 땅까지 저주를 받아야 한단 말인가?
그 답은 간단하다.
아담이 땅에서 왔기 때문이다.
즉 아담 자체가 땅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만들어낸 땅은 본래 ‘씨 있는 채소와 열매 맺는 나무’를 생산하는 곳이다.
즉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에게는 생명의 씨앗과 열매가 있었다.
그러나 선악과를 먹었기 때문에 다시 예전의 본래 모습인 엉겅퀴와 가시덤불 등, 먹을 수 없는 식물을 만들어 낸다. 이걸 가리켜 ‘흙으로 다시 돌아가리라’고 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을 흙으로 지었다는 말의 의미가 확연해진다.
세상에서 엉겅퀴와 가시덤불 같은 쓸모없는 의식 속에서 살아가던 사람 중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의식개벽을 이루게 한 첫 사람이 아담과 하와였다는 걸 알 수 있지 않는가?
이것을 성경에서는 ‘땅의 자녀’라고 한다.
땅의 자녀에서 하늘의 자녀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성경의 기록이며, 하나님의 섭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