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의 ‘말 하는 피’
성경에서 최초의 살인은 가인의 시기, 질투에서 비롯되었다.
선악과의 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로 대속해라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아벨은 짐승의 맏물을 잡아 피의 제물을 드린 반면,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피 없이 드렸기 때문에 열납 받지 못했는데, 가인은 그 분풀이를 아우인 아벨을 죽이는 것으로 대신했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그가 가로되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 가라사대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네가 밭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 가인이 여호와께 고하되 내 죄벌이 너무 중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내가 땅에서 피하여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가 나를 죽이겠나이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그렇지 않다 가인을 죽이는 벌을 7배나 받으리라 하시고 가인에게 표를 주사 만나는 누구에게든지 죽임을 면케 하시니라. - 창세기 4장 9절 ~ 15절”
피의 대속은 후일 예수가 십자가에서 대속할 적에 피를 흘리는 것으로 완성된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대속함으로 말미암아 더 이상, 짐승의 피를 흘릴 필요가 없다.
물론 이 때의 예수의 피도 물리적인 피를 가리킨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아벨의 피도 물리적인 피를 가리킨 게 아니다.
나중에 가룟 유다가 예수를 은 30에 팔아버리고 그 대가로 아겔다마(피 밭)를 사게 되는데, 이 또한 아벨의 피 값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이 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레위기를 해설할 적에 상술하겠지만, 제물은 반드시 피를 흘려야 한다.
피가 없는 제사는 아무런 효험이 없다.
피는 子1水 + 巳2火의 상태를 가리킨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호소한다고 한 말은, 그 피가 땅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육신을 입고 있는 동안에 하나님의 형상을 온전히 이루지 못한 아벨의 원한(怨恨)이 땅에 배어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땅은 짐승들과 더불어 원한 맺힌 영혼들의 무덤이 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땅에 있는 무리라고 하여 무조건 악의 무리라고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래 땅은 어둡고 무지한 의식과 그 소유자를 가리키는 상징인데, 억울하게 땅으로 돌아간 자들의 원혼을 건지기 위한 것이 바로 하나님의 노정이며, 섭리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은, 땅에 흘린 피를 십자가에서 흘리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땅으로 돌아간 피는 물질세계의 위력에 압도 당한 의식과 영혼을 가리키는 것이요, 십자가에서 흘린 피는 그 모든 걸 다 이겨낸 승리의 상징이다.
이처럼 아벨의 피는 예수의 피에 의해서 온전하게 된다.
“너희가 이른 곳은 … 하나님과 및 온전케 된 의인의 영들과 새 언약의 중보이신 예수와 및 아벨의 피보다 더 낫게 말하는 뿌린 피니라. - 히브리서 12장 24절”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하나님이 그 예물에 대하여 증거 하심이라. 저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오히려 말하느니라. - 히브리서 11장 4절”
위의 구절에서 보는 것처럼, 아벨은 의인의 시초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는데, 그 까닭은 땅과 타협하지 않고(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지 않음), 피를 흘리면서까지 하나님의 법을 지키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용담도에 입각해서 풀이 한다면, 땅으로 돌아간 아벨의 피는 선천의 자시(子時)를 가리키고, 십자가에서 흘린 예수의 피는 후천의 사시(巳時)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자시는 낙서의 임자계(壬子癸)인데, 원래 복희도의 8곤지가 있던 곳이므로, 결국 땅으로 돌아간 생명의 시작인 子이기 때문이다.
사시는 용담의 계사갑(癸巳甲)인데, 1감수와 10건천이 만난 巳이기 때문에 예수의 보혈(寶血)이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