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반드시 지부경과 견주어보아야 한다.
어두움이 없으면 밝음이 무언지 알 수 없고, 음이 없으면 양이 무언지도 알 수 없는 것처럼, 천부경을 알려면 지부경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천부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지부경의 존재도 모르고 있으니 그 해설이 온전할 리가 없다.
천부경의 출발은 ‘一始無始一‘이요, 마지막은 ’一終無終一‘이다.
지부경의 출발은 ’十終有終十‘이며 마지막은 ’十始有始十‘이다.
이처럼 천부경은 1로 시작해 1로 끝나고, 지부경은 十으로 시작해 十으로 끝난다.
십극일극은 천지의 시종을 깨친다는 것과 동일하다.
더욱이 천부경의 출발은 ‘一始’임에 반해 지부경의 출발은 ‘’十終‘이며, 천부경의 마지막은 ’一終‘임에 반해 지부경의 마지막은 ’’十始‘라고 하였다.
십극일극을 깨친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2. 일시무시일과 일종무종일의 차이
십극일극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천부경의 일시무시일의 一과 일종무종일의 一의 차이점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둘이 같은 의미라면 무슨 이유로 굳이 다른 표현을 했을까?
일시와 일종은 분명히 극과 극이 아닌가?
따라서 그 의미도 서로 달라야 할 건 당연한 일이다.
‘一始無始一‘을 흔히 ’하나가 시작하는데 시작이 없는 하나‘라고 하며, ’一終無終一‘도 ’하나로 끝나는데 끝이 없는 하나‘라고 풀이한 것이 오늘날 대부분의 천부경 해설이다.
그러기에 一을 ’하늘‘이라고도 하며, 불교의 ’無一物‘이라고 한 ’一物‘이라고도 한다.
물론 그것이 ’참 나‘를 가리킨다는 면에서는 그런 식의 풀이가 틀리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면이 있다.
왜냐하면 一始와 一終은 시종을 가리키는 것이며, 시종은 반드시 서로 다른 면이 있기 때문이다.
결로부터 말하자면 一始의 一은 無盡本하는 三極이며, 一終의 一은 不動本 하는 化三 즉, 人中天地一이다.
무진본은 ‘근본이 끝이 없다’는 뜻이요, 부동본은 ‘흔들림이 없는 근본’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무진본은 수량적인 면을 가리키고, 부동본은 작용적인 면을 가리킨다.
‘무진장 많다’고 하는 것은 물량, 수량의 많고 적음을 가리키며, ‘’부동심을 지녀라‘고 하는 것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표현임을 상기하면 둘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더 구체적으로 살피기 위해서 우주를 세 번 가를 필요가 있다.
우주를 대신하여 커다란 수박을 갈라보자.
굳이 세 번으로 가르는 이유는 우주의 주체는 천지인 3재이기 때문이다.
천지인 3재가 왜 나왔을까?
그것은 우주가 비록 광활하지만, 10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가리켜 시방세계(十方世界)라고 한다.
숫자는 무수하지만 그걸 나타내는 기본은 열 개인 것과 같은 이치다.
열 개의 숫자만 있으면 어떤 숫자라도 다 나타난다.
즉 천지인 3재만 있으면 어떤 사물이라도 다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三才다. 三才는 ‘3대 材木‘이다.
우주를 떠받치는 큰 재목은 하늘, 땅, 사람이다.
수박은 입체로 생겼다.
10수가 0이라는 원형으로 나타나지만, 그것이 평면이냐, 입체냐에 따라서 큰 차이가 생긴다.
우주는 평면이 아니라, 입체인 球로 생겼기 때문에 천부경의 숫자도 입체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一始無始一‘의 一은 평면에서 본 것이며, ’一終無終一‘의 一은 입체적인 관점에서 본 것이다.
평면적인 관점은 개체적인 입장을 가리키고, 입체적인 관점은 전체적인 입장이다.
천지인 3재가 각기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는 것과 다른 것과 어울릴 적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그래서 球인 일월성신은 각기 자전과 공전을 하게 된 것이다.
자전은 개체적인 입장이며, 공전을 전체적인 입장이다.
자전도 있어야 하고, 공전도 있어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개인적인 가정사와 전체적인 국가사가 서로 조화를 이루게 마련이다.
수박을 한 번 가르면 두 개의 조각이 생긴다.
두 번 가르면 네 개의 조각이 생기면서 상, 하에 걸쳐 두 개의 十字가 생긴다.
세 번 가르면 여덟 조각이 생기면서 표면에는 상하, 전후, 좌우에 걸친 여섯 개의 十字가 생긴다.
물론 그 중심에도 십자가 생긴다.
이렇게 세 번 가르면 더 이상 가를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그 이상 가르면 열여섯 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만물의 기본은 10이기 때문에 그걸 넘게 가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