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는 양 손을 합장해 보기도 하고, 펼쳐보기도 하였다.
그러다 왼 손은 바닥을 위로 향하고, 오른 손 바닥은 밑으로 향하게 해서 살펴보았다.
그러자 왼 손 엄지가 1이라면, 오른 손 엄지는 6이 되는 걸 알 수 있었다.
양손을 똑 같이 바닥을 위로 하고 볼 적에는 왼 손 엄지와 오른 손 엄지가 각기 1과 10이었다는 것과 비교해 보니 뭔가 짚이는 것이 있었다.
이번엔 반대로 왼 손 바닥을 밑으로 하고, 오른 손 바닥을 위로 하여 번호를 매겨보았더니 왼 손 새끼손가락이 1번이요, 오른 손 새끼손가락이 6번이 되었다.
그렇게 살펴보니 운곡선생이 칠판에 그린 도표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았다.
결국은 같은 걸 가지고 이리보고, 저리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술부(戌符)
“오늘부터는 술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午가 후천의 1음이 시생한다면, 申은 2음이고, 戌은 3음입니다.
선천에서는 음을 낮추어보는 경향이 있어서 음을 서방에 배치하였습니다.
그것은 선천은 어디까지나 물리적인 자연의 현상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보면 서방은 태양이 지는 어두운 곳이기에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걸 뒤집어보면 어두움은 정신적인 면을 고찰하는 기회가 되거든요.
겉에 드러난 물질을 우선시 할 적에는 당연히 동방의 양을 위주로 하지만, 정신을 위주로 할 적에는 서방의 음을 위주로 하게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방이 밝다고 하면 곤란하지요?
밝은 곳은 항상 동방입니다.
그래서 정신을 상징하는 오미, 신유, 술해의 3음은 동방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본 것이 개벽의 원리입니다.
그래야만 동방에 있던 자축, 인묘, 진사라는 3양이 서방으로 이동을 하게 되어 서방도 밝아지고, 동방도 밝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온전한 개벽이라는 겁니다.
누가 술부의 문구를 크게 읽어볼까요?”
“제가 읽겠습니다.”
앞줄에 앉아 있던 효산이 큰 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天地之中央은 心也故로 東西南北이 身依於心이니라. 死無餘恨符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