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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 - 8

영부, 精山 2009. 1. 22. 08:11

“천부경을 보면 ‘運三四成環’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걸 단순하게 그냥 3과 4가 곱하여 12지지로 천지의 운행을 상징하는 도수가 나온다는 식으로 해도 틀린 건 아닙니다.

그러나 더 깊숙이 들어가서 보면 구형체와 방형체는 3과 4가 서로 각기 체와 용이 되어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고리를 이룬다’고 한 겁니다.

3과 4가 어울리면 12지지가 나오지만, 그것이 더 입체적으로 천지의 조화를 도모하면 64괘와 81궁으로 발전하게 마련입니다.

아마 지금 여러분들은 왜 구형체에서는 3을 네 번 곱하고, 방형체에서는 4를 세 번 곱해야 하는 가하는 의문이 들 겁니다.”

 

마치 정도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운곡선생은 빙그레 웃고 있었다.

 

“그건 하늘은 모든 형체의 기준인 허공이 있기 때문인데, 형체의 기준은 반드시 천지인 3재로 나누어집니다.

하늘은 땅에서 제 모습을 드러내는데 땅은 4방이 있기에 3을 네 번 곱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바로 ‘3 × 3 × 3 × 3 = 81성리‘라고 하는 겁니다.

性理라는 건 ‘본성의 이치‘라는 뜻인데, 본성은 하늘을 밝히는 것이므로 이런 계산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반대로 땅은 하늘의 형체인 3신이 움직이는 곳입니다.

아무리 3신이 위대하다고 하여도 장소가 없으면 활동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땅은 하늘의 근거지라고도 합니다.

사람이 거주하는 근거를 가리켜 ’방(房)‘이라고 하지요?

方은 房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房은 사람이 쉬는 곳이요, 方은 하늘이 쉬는 곳입니다.

방은 4방으로 구성되는데, 그것이 각기 천지인 3재와 조화해야 하는 법에 따라, ’4 × 4 × 4 = 64괘‘라고 하는 겁니다.”

 

方과 房은 서로 통한다는 것이 정도는 자못 신기하였다.

그러고 보니 方에는 方術, 方策, 方便 등의 뜻이 들어 있는 게 생각났다.

방은 무언가 무형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수단과 도구를 가리킨다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런데 왜 그걸 ‘모 방’이라고 한 걸까?

모는 파종(播種)하여 어느 정도 자란 벼를 가리키는데 … 그러다가 정도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애초의 씨는 원이라 하고, 그게 어느 정도 자라나 세상에 내어놓아도 능히 적응할 단계에 이른 걸 모종이라 하니까, ‘무형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수단과 도구’라고 하는 것과 딱 들어맞았다.

그럼 각角은 깨달음을 가리키는 각(覺)을 말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