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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 - 11

영부, 精山 2009. 1. 29. 08:15

“이걸 여러분들은 많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일정한 법칙이 있는데, 그 의미를 제대로 안다면 아마 적지 않은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원과 방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한 다음에 다시 현무경해설로 들어가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현무경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사실 원방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가장 기초적인 것이 바로 원방각이거든요.

사실 나도 원방각에 대해서는 그리 깊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무어라고 드릴 말씀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틈나는 대로 정리한 것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말씀 드릴 수가 있습니다.

어떤 분이 나보고 왜 그렇게 귀한 자료들을 아무 대가(代價)도 없이 다 공개하는 거냐고 질문인지, 힐난(詰難)인지 한 적이 있는데, 누구든지 내 말이 씨앗이 되어 참다운 깨달음에 도달하여 나보다 더 차원이 높은 이치를 전달해 주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그러는 겁니다.”

 

운곡선생은 칠판에 커다랗게 원과 방을 그렸다.

 

“먼저 일러둘 것은 원과 방이라고 하는 건, 어디까지나 정원과 정사각형을 가리킨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타원과 직사각형이 더 많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기본은 정원과 정사각형입니다.

원은 방에서 나오고, 방은 원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그림으로 입증해 보기로 할까요?”

 

칠판에 커다랗게 그린 원과 방을 보면서 정도는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봤으나, 그것이 어떻게 해서 서로의 모습을 형성하는지는 일목요연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자, 이 두 그림을 이렇게 이름을 붙이도록 합시다.”

 

 

 

 

 

 

 

 

         

                          (외방내원)                              (외원내방)

 

운곡선생은 두 개의 그림에 각각 ‘外方內圓’과 ‘外圓內方’이라고 써놓았다.

 

“외방내원의 중심에 점 하나를 찍어놓고, 그것을 각기 좌우, 상하로 일정한 길이로 벌리면 반지름이 됩니다.

반지름 두 개를 합하면 물론 지름이 되겠죠.

외방내원의 원은 이와 같은 지름이 모여서 된 형태입니다.

그런데, 외방내원의 방은 내원의 지름과는 별로 연관성이 없습니다.

외방에도 지름이 있긴 있는데, 내원의 지름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외방의 지름은 겉표면에 있는 네 개의 점 abcd와 만나고 있을 뿐, 내원의 지름처럼 360도로 다 통하지는 못합니다.

이런 사실은 외원내방을 보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외원의 지름은 내방의 네 군데의 모서리인 efgh의 네 점과 만날 따름이지요.

즉 외원이건, 내원이건 모든 원의 지름은 모든 방의 네 점과만 만난다는 게 철칙입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4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