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멋져 부려“
누군가 전라도 사투리를 하는 바람에 장내는 폭소가 터졌다.
“호오! 아주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니 내가 더 할 말이 없군요.
수고 했습니다. 자리로 돌아가세요.”
운곡선생은 꽤나 흡족한 모양이었다.
얼굴에 연신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이거 원방각을 하다가 현무경 본문을 잊어버리게 생겼군요.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지만, 여러분은 원방각을 많이 명상하기 바랍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는가 하는 근본이 보입니다.
아무리 현무경을 잘 안다고 하여도 이런 기초가 부실하다면 그냥 지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시 현무경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어디까지 했었죠?”
“자부 속에 있는 8괘 9궁을 가리키는 부호가 3원두, 5원두라고까지 하셨습니다.”
“아! 그렇지.
원두는 머리를 가리킨다고 하면서 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방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게 된 것이었죠?”
“선생님. 현무경 해설보다 원방각 이야기가 더 재미있사와요.
그걸 더 해 주시와요.”
현산이 예의 코믹한 소리로 말을 하였다.
“무엇이건 차서가 있는 법이지요.
지금은 현무경 해설 시간이니까 현무경을 하기로 하고, 정 원방각에 대한 걸 알고 싶다면 저녁때에 내 방으로 오세요.
올 때에 그냥 오지 말고 막걸리나 갖고 오세요. 하하하
그래야 도담이 막 나오거든요.
현무경 자부의 운필획수는 14획이라고 하였죠?
왼편의 얼굴 모양 같은 건 10획이고, 오른 편의 음양 연결선은 4획이니까 도합 14획이 되겠군요.
오부의 운필획수가 29착종을 나타내고, 신부의 운필획수가 13획으로 천유 13도를 가리키며, 술부의 운필획수는 11귀체를 가리킨다면, 자부는 10무극과 4상의 합을 가리키는 14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천의 子는 후천의 未로 이동하여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기 때문에 10무극과 후천의 4상을 간직해야 한다는 암시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자부의 본문 ‘充者欲也以惡充者成功以善充者成功’이라는 16자와 현무 두 자를 합한 18자로 구성되었는데, 그것은 子未會가 되면 선천의 9변은 후천의 9복으로 거듭난다는 암시고 되고, 복희 8괘와 문왕 8괘를 합한 16괘에 ‘현무’라는 두 글자가 합한 숫자이기도 합니다.
후천 용담도는 18도수가 된다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오신술자인진 양부 여섯 개 중에서 유독 자부와 인부에 현무경이 아닌 현무라고만 되어 있는 것은, 자미회가 되면서 후천의 1음이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항상 3변이 되어야 경이 서게 마련입니다.
용담도를 보면 후천의 1음을 가리키는 午未가 선천의 子丑에서 시작을 하고, 2음인 申酉는 선천의 寅卯에서 시작을 하며, 3음인 戌亥는 선천의 辰巳에서 시작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지요.
따라서 선천의 자, 인은 아직 음과 양이 다 자라지 못한 상태이므로 경을 붙일 수 없다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미회의 원리를 보여주는 것으로는 자부의 중심에 8괘9궁이 있는 것처럼, 미부에 8괘의 중심에서 구궁이 열리는 형태를 취하고 있군요. 미부의 형태를 한 번 볼까요?”
일행은 현무경의 미부를 펼쳤다.
미부의 몸통에는 가운데 점이 찍힌 네 개의 원과 九字가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운곡선생은 그것이 바로 8괘와 9궁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자부와 상대적인 오부에도 역시 익자삼우, 손자삼우라는 8괘로 머리를 들게 된 것이라고 하면서 자부와 상대적인 오부, 후천의 머리인 미부와의 관계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하면서 운곡선생은 자부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