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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부 - 10

영부, 精山 2009. 2. 17. 08:26

소양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는 손괘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양은 음효를 바탕으로 한 양을 가리키므로 그 근본은 본래 음입니다.

음을 바탕으로 한 괘는 손괘와 감괘 이외에도 곤괘와 간괘가 있지요?

이 네 개는 모두 음효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땅의 사상(地之四象)이라고 한다는 건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시간이 없어서 자세한 설명을 못한 채, 그냥 넘어갔지만 사실 사상과 팔괘를 이해한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정도군이 질문을 해서 다시 언급하고 있지만, 인부를 설명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할 수는 없고, 별도로 나중에 특별히 팔괘에 대한 언급을 따로 해야 할 겁니다.

그러나 우선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은 하고 넘어가야 하겠군요.

음효를 바탕으로 한 땅의 사상 중에서도 곤괘와 간괘는 태음을 바탕으로 하고, 손괘와 감괘는 소양을 바탕으로 한다고 했지요?

물론 태음 중에서도 양에 속하는 간괘는 태강이 되고, 곤괘는 태유로 되며, 손괘는 소강이 되고, 감괘는 소유로 되는 것이 팔괘의 이치라는 것도 기억을 해야 할 겁니다.

이걸 다 설명하다 보면 인부에 대한 본론에서 너무 가지가 벌어지기 때문에 할 수는 없지만, 간략하게 언급을 한다면 강유(剛柔)는 사물의 형상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강유를 기준으로 해서 나눈 것이 땅의 사상이고, 사물의 음양을 기준으로 해서 나눈 것은 하늘의 사상인 건괘, 태괘, 이괘, 진괘입니다.

정도군이 ‘손괘가 왜 木이 되는 건지?” 하는 데에 대한 이해는 이와 같은 걸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강유를 기준으로 할 적에 손괘는 소강(少剛)이라 하고, 음양을 기준으로 할 적에 진괘는 소음(少陰)에 해당합니다.

하늘에서는 사실 아무런 형체가 없기 때문에 강유도 있을 수가 없겠지요.

다만 음양을 구분하는 정도인데, 음양은 무형을 가리킵니다.

하늘의 건태양(太陽)은 땅의 곤태유를 만나 짝을 이루는 것처럼, 하늘의 진소음은 땅의 손소강을 만나야 비로소 한 짝을 이룹니다.

진소음의 형태는 진하련(震下連)이라고 한 데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밑에서부터 1양이 힘차게 솟구치는 형상입니다.

위에 두터운 음효가 두 개 누르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힘차게 솟구치는 양의 기운을 가리킨 게 바로 진괘입니다.

그래서 형상으로 말할 적에 번개, 우레 등의 폭발적인 힘이라고 한 겁니다.

그처럼 폭발적으로 솟아오르는 것을 오행으로 말한다면 木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지요.

그걸 火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火는 겉으로는 7양이 있지만 속에서는 2음이 도사리고 있어 양의 기운이 소진(消盡)한 극에 이른 상태인 반면, 木은 비록 겉은 8음으로 부드러운 형상이지만 내면에서는 3양이 힘차게 솟구치는 형국이기에 아무래도 진괘는 木이라고 하는 게 타당할 겁니다.

그 상대편에 서 있는 손괘는 소양을 바탕으로 한 소강(少剛)이라고 하는데, 진괘와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손하절(巽下絶)이라고 외웠을 겁니다.

맨 밑에 음효가 있고 그 위에 두 개의 양효가 있지요?

맨 밑의 음효는 다 자란 음일까요? 처음에 생긴 음일까요?“

 

정도는 매번 팔괘를 볼 때마다 헛갈린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그것은 모양들이 엇비슷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