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寸 - 마디 촌, 헤아릴 촌
寸은 一로 갈라서 갈고리(亅)로 건져 올리고 그 안에 확실하게 점을 찍었다.
이것은 무엇인가를 깨닫고 점진적으로 한 마디, 한 마디 분별해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형국이다.
그래서 寸은 ‘마디 촌, 헤아릴 촌’이라고 한다.
이것이 木과 합하면 村(마을 촌)이 된다.
그러나 村은 木을 부수로 한다.
寸을 부수로 하는 한자는 별로 많지는 않은데, 寺(사), 封(봉), 尉(위), 將(장) 등이 있다.
寺는 十一寸이다. 11개의 마디를 가리키는데, 11번이나 ‘헤아린다’는 말이다.
11번을 헤아린다 함은 곧 11귀체를 의미한다. 1
1귀체는 음양의 조화를 가리킨다.
따라서 寺는 음양의 조화를 도모하는 곳이라 하여 ‘절 사’라고 한다.
封은 두 개의 土가 寸과 합하였으니, ‘흙 모을 봉’이라고 한다.
흙을 한데 모아서 마디를 이루었다는 것은 곧, 구획정리를 하였다는 의미다.
예전에 천자가 제후들에게 나누어준 땅을 封地(봉지)라고 하였는데, ‘쌀 한 봉지, 두 봉지’하는 말은 여기서 파생하였다.
封은 또한 ‘흙을 북돋우다’는 뜻도 있으니 흙을 쌓아 올린 무덤을 封墳(봉분)이라고 하는 건 이런 데에 起因(기인)한다.
尉는 尸(베풀 시, 주검 시)와 示(보일 시, 가르칠 시)와 寸을 한데 모은 글자다.
무언가 남에게 베풀며 가르치는 절도(마디)를 지닌다는 뜻이 들어 있기에 尉는 ‘벼슬 위’라고 한다.
벼슬을 가진 자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
將은 爿(조각 장, 널 장)과 거듭 움직여서 거듭 있게 하는 寸이 한데 합한 글자다.
즉 잘못된 것을 조각조각 쪼개어 새롭게 세워놓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將은 ‘장수 장, 장차 장’이라고 한다.
將軍(장군)이나 將次(장차) 등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