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부의 모양을 살펴보면 예를 갖추는 것이 사람이므로 사람을 가리키는 다섯 개의 삼각형이 중간에 있습니다.
다섯 개의 삼각형 중에서도 중앙의 한 개는 홀로 있고, 나머지 둘은 한 묶음으로 묶여져 있군요.
그것은 곧 삼위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으니 불교의 불(佛), 법(法), 승(僧) 3보를 가리키기도 하며, 기독교의 성자, 성부, 성신을 가리킨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중앙의 한 분은 음양을 초월한 절대적인 분이며, 옆의 두 분은 음양의 법칙대로 사물을 처리하는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오행으로 말한다면 중앙은 토이고, 나머지는 각기 목화, 금수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무경 자부(子符)에서는 ‘充者는 慾也’라고 하여 1음이 3양 乾을 이어 받아 맨 밑에 두 개의 점으로 표기되었으나, 인부에서는 1음이 두 개 모인 2음이 양을 가리키는 원(o) 옆에 네 개가 있군요.
이걸 보아도 인부에서 가리키는 靜於禮者는 2음을 가리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動於禮者는 2양을 가리키는 선천의 寅이었으나, 후천에서는 정어례자인 2음 酉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라고 하는 것이 명료하게 드러났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인부는 크게 상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상부는 동어례자를 가리키고, 하부는 정어례자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는데, 그걸 가르는 기준은 중심에 있는 가로선입니다.
가로선 위를 상부인 동어례자라 하고, 밑을 하부인 정어례자라고 합니다.
가로선에는 다섯 개의 삼각형이 있는데, 그걸 동어례자의 입장에서는 중앙에 있는 세 개의 삼각형을 하나로 묶어 놓았으며, 정어례자의 입장에서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묶어 놓았지요?
이것은 동어례자는 3원두요, 정어례자는 5원두로 후천 미륵이 나온다는 걸 암시합니다.
상부에는 네 개의 선, 즉 사상과, 여섯 개의 선인 6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 편에는 음양이 다섯 개씩 굵게 그어져 있는데, 그것은 곧 이오성체(二五成體)를 나타냅니다.
이오성체는 10개의 숫자를 두 개씩 다섯 개의 묶음으로 조합한 상태를 가리키는데, 1과 2, 3과 4, 5와 6, 7과 8, 9와 10도 있고, 1과 6, 2와 7, 3과 8, 4와 9, 5와 10도 있으며, 그 외 여러 가지 조합이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앞으로 다시 언급할 날이 있을 겁니다.
여하튼 인부의 상부는 천지가 자연의 법칙을 위주로 운행한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맨 위의 컵처럼 생긴 세 개의 곡선도 두 개는 하나로 이어지고, 나머지 하나는 떨어지게 된 겁니다.
두 개가 하나로 이어진 건, 천지 즉, 하도와 낙서가 하나로 합한 상태를 가리키고, 아직 자녀인 사람은 어리기 때문에 하나 될 수 없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 것은 오른 편에 세 부분으로 이어진 상태에서도 알 수 있는데, 4상과 6기, 10무극(이오성체)와 가로선에 있는 삼각형을 감싸는 두 개의 선이 하나로 이어져 있지만, 하부를 감싸는 선은 따로 떨어져 있다는 걸로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운곡선생은 일일이 칠판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자상한 설명을 하였다. (그림을 올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부의 가장 큰 특징은 네 개의 점이 있고, 왼편으로 궁을(弓乙)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네 개의 검은 점은 2음을 가리킨다고 앞서 얘기했었죠?
하얀 원은 건괘를 가리키는데, 건에서 1음과 2음이 나오게 된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상부의 동어례자에서는 없었던 궁을이 하부의 정어례자에서는 등장하는데, 그것은 그만큼 후천의 용담도에서 진정한 궁을이 출현한다는 걸 말해준다고 하겠습니다.
인부의 운필 획수를 살펴보면 23획인데, 태을주 19자와 ‘훔치훔치’ 넉 자를 더한 수입니다.
기도주도 21자에 ‘기도’ 두 자를 합하면 23자가 되는군요.
19 적멸수의 중심이 10인 것처럼, 23의 중심은 12가 됩니다.
즉 인부의 운필획수가 23자라는 것은, 12가 중심에서 충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곧 자전에서 공전으로 운행하는 유월(酉月) 세수가 등장한다는 걸 일러주는 셈이군요.
이상으로 현무경 인부에 대한 설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