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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 - 10

영부, 精山 2009. 3. 9. 07:46

“그럼 다음 해의 첫날의 일진은 무얼까요?”

 

정도는 얼른 손가락을 꼬부려가면서 신해에서 6일이 지난 간지를 알아보았다.

361일째가 신해일일 건 당연하고, 366일이 되려면 6일째가 되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던 정도였으니 손가락으로 계산을 하려던 것이었다.

그러나 정도가 미처 계산하기도 전에 ‘丁巳’라는 대답이 누군가의 입에서 나왔다.

 

“그렇죠. 그럼 다음 해의 정월 초하루는 계해일이요, 다음 해는 기사일이며, 다음 해는 을해일이요, 다음 해는 신사일이 되겠지요. 그걸 알기 쉽게 도표로 만들어 볼까요?”

 

운곡선생은 칠판에 커다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연도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2000경

元旦

신해

정사

계해

기사

을해

신사

정해

계사

기해

을사

신해

정사

비고

매 년 초하루 일진은 ‘巳亥’가 교대로 반복하며, 태세의 천간에서 초하루 천간은 각기 3, 8로 중도를 이룬다

 

“이 도표를 주의 깊게 보세요.

그러면 태세의 천간과 지지에 일정한 공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태세가 음에 해당하는 음년(陰年)인 경우에는 태세의 천간에서 초하루의 천간이 나오게 되는 건 3이 지나야 하고, 양년(陽年)인 경우에는 8이 지나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음년에 해당하는 기사년은 천간이 己인데 거기에서 ‘기 - 경 - 신’의 3수만에 초하루의 일진이 신해일로 나왔지요?

다음 양년에 해당하는 경오년의 천간 庚에서 辛, 壬, 癸, 甲, 乙, 丙, 丁의 8단계를 거쳐서 초하루의 일진이 丁巳로 나왔습니다.

이처럼 음년은 3, 양년은 8이라는 숫자가 중도를 이루면서 운행을 하다가 다시 동일한 초하루의 일진이 돌아오는 건 11년째입니다.

예를 들면 1,989 기사년의 초하루 일진인 신해일이었는데, 10년이 지나고 11년차가 되는 1,999년의 초하루 일진이 신해일이 됩니다.

이것도 역시 11귀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처럼 3, 8은 여러 면에서 중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3, 8중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가요?”

 

“아! 그건 진부의 오른 편에 상하로 내리 그어진 38개의 점에 대한 강좌를 하시다가 그렇게 됐습니다.”

 

“그랬군요!

위에 있는 14개의 점과 밑에 있는 13개의 점, 그리고 옆으로 벌어진 5운6기까지 합해서 38점이 있었다고 했죠?

대정수 55점 중에서 38점을 제한 나머지 17점은 8괘와 9궁의 합을 가리킨다고 보면 될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8과 9로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분계선을 기준으로 해서 위에 11점, 밑에 6점으로 나누어졌다는 것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전에 말씀드리기를 현무경의 시작인 서종과도 17자요, 마지막인 총결과도 17자라고 한 기억이 납니까?”

“네”

 

“그런데 서종과는 ‘익자삼우손자삼우’ 여덟 자와 ‘기서재동언청신계용’ 아홉 자가 합한 17자이고, 총결과는 ‘심항선지후각원형이정’ 열 자와 ‘포교오십년공부’ 일곱 자가 합한 17자라고 하였지요?

그에 비해서 지금 말씀 드리는 진부는 11 + 6입니다.

그것은 각기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거든요.

하긴 17을 만드는 숫자의 합은 모두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이런 걸 잘 생각해 보세요.

참고로 말씀 드리면 17은 솟수라는 사실입니다,

솟수라는 것은 우주의 근본이라는 뜻입니다.

여하튼 진부에서는 하도에 등장했던 원물이 성공을 거두는 이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면서 진부에 대한 강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이조장 총편을 강론하도록 하겠으니 여러분도 그간 공부한 걸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