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을 나타내는 부호는 음효라 하고, 양을 나타내는 부호는 양효라 한다.
효(爻)는 두 개의 예(乂 밝을 예, 깨달을 예)가 거듭한 상황인데, 정확히 말하면 음과 양 두 개를 동시에 깨닫게 하기 위한 부호다.
음효는 가운데가 텅 빈 형태(--)이고, 양효는 가운데가 이어진 형태(-)다.
이것은 하도의 중심에 있는 흰 점 다섯 개를(이를 5황극이라 한다) 설명할 적에 이미 언급한 것처럼 음효는 밖으로 드러난 형상을 가리키고, 양효는 상, 중, 하 혹은 좌, 중, 우로 이어진 변화상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음효의 숫자는 2요, 양효의 숫자는 3이라고 하였다.
양의(兩儀)는 음효와 양효라는 두 개의 부호가 있고, 사상은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이라는 네 개의 부호가 있는데, 음효와 양효의 합이 각기 4개씩이라는 것도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4상을 살펴볼 것 같으면 태양()은 천지가 모두 양으로만 충만한 상태요, 태음()은 천지에 음이 충만한 상태이며, 소양()은 땅을 뚫고 양이 올라가는 상태이며, 소음()은 양기가 땅속으로 파고든 모습이다.
땅을 뚫고 승강(昇降)을 한다는 것은, 곧 사물의 형상을 넘나든다는 의미다.
양은 음을 뚫고 승강, 출입을 하게 마련인데, 그걸 보여주는 것이 바로 소양과 소음이다.
태양과 태음은 서로 교류하는 게 아니라, 음양의 순수한 본질이 모인 상태다. 양의(兩儀)는 그냥 음양의 원소만 가리켰을 뿐, 아무런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하던 것이, 땅의 사상으로 벌어지면 비로소 교류가 이루어진다.
사상에서 8괘가 벌어진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8괘에 대해서는 어차피 곧 다시 언급할 것이므로, 생략키로 하고 8괘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걸 알아보자.
도대체 8괘는 왜 알아야 하는가?
개벽주는 말씀하시기를 ‘도통은 8괘에 있느니라’고 하였다.
‘주역은 내가 개벽할 때에 쓸 글이니라’는 말씀도 남겼다고 한다.
도통이나 개벽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그것과 8괘와 무슨 상관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현무경 첫 편에 이르기를 ‘익자삼우 손자삼우’라는 여덟 글자로 머리를 든 것도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으니 천지개벽과 인간개벽은 팔괘를 깨닫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암시를 한 셈이다.
그렇다면 8괘는 왜 공부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우주만물을 주재하기 위해서다.
아니? 세상에 우주만물을 주재하는 건 하느님의 고유 권능인데, 감히 인간의 몸으로 그런 말을 하다니!
지옥에 12번을 떨어져야 할 소리가 아닌가?
그러나 성경에도 기록하기를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하지 않았나?
하나님의 형상이 어디 육적인 면을 가리켰던가?
당연히 영적인 면을 가리킨 것이라고 한다면, 인간도 영적인 면에서 하느님과 같은 능력의 소유자가 돼야 당연한 일이 아닌가?
자식은 부모를 닮게 돼있다.
사람을 지은 분이 하느님이라면 당연히 하느님을 닮아야 한다.
8괘를 통하면 누구나 그렇게 된다.
그런 존재를 가리켜 성인, 군자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가을 추수기를 살아간다.
추수기에는 성인, 군자의 경지를 넘어선 신 그 자체가 돼야 한다.
8괘를 통하면 만물을 상을 일관하는 관상(觀象)의 대가가 된다.
관상(觀相)이 아니라 만물의 상을 직관하는 능력자가 된다.
그렇게 되면 물질의 압박에서 벗어난다.
물질을 지배하는 것이 심령인데, 오히려 지금까지는 물질이 심령을 주관하였다.
그것을 뒤집는 것이 바로 개벽이다.
우리는 지금 개벽을 하기 위해서 8괘를 공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