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氵 물 수
氵는 흔히 ‘삼 수’라고 한다.
세 개의 점이 합하면 ‘물 수’라고 하며, 두 개의 점이 합한 冫은 ‘얼음 빙’이라고 하는데, 보통 ‘이 수’라고 한다.
冫이 부수로 들어간 한자는 대개 ‘얼은 상태’를 가리키고, 氵를 부수로 하는 한자는 풀린 상태를 가리킨다.
氵도 역시 4획인 水에서 찾아야 하는데, 가장 많은 글자를 보유한 부수 중의 하나다.
대표적인 것으로 永(영), 汎(범), 汝(여), 沌(돈), 河(하), 法(법), 洪(홍) 등이 있다.
永은 수에 별이 붙어서 이루어진 문자이므로, 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태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물은 만물을 이루는 근본이요, 그것은 영원한 것이므로 영은 ‘길 영’이라고 한다.
汎은 氵와 凡(무릇 범)이 합하여 이루어진 문자인데, 무릇 모든 것의 출발은 물에 실려 떠나가는 법이므로 汎은 ‘떠나갈 범’이라고 한다.
汝는 氵와 女가 합한 글자다.
계집은 모든 걸 살려주는 살림을 잘 해야 하는데, 물과 계집은 불가분의 관계다.
물은 모든 사물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사물의 계집과 다름이 없다.
사물의 사내는 火(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汝는 ‘弘農水名 - 농사짓는 데 사용하는 물’을 가리키는데, 물과 계집의 관계에서는 ‘너 = 나’라는 대칭의 입장이므로 ‘너 여’라고도 한다.
沌은 氵와 屯(진칠 둔)이 합하여 이루어진 글자이므로 여러 물이 한데 모인 상태다.
여러 물이 모이게 되면 자연히 탁해져서 混濁(혼탁)해지게 마련이므로 ‘혼탁할 혼’이라고 한다.
河는 氵와 可(옳을 가, 가할 가)가 합하였는데, 물은 모든 걸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물은 본래 모든 물질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큰물이 되어야 한다.
河는 河川(하천)과 같은 큰물을 가리킨다.
法은 氵가 去(갈 거)한 상태를 가리킨다.
去는 十, 一, 厶가 합하였으니 그것은 무극과 태극이 스스로 온전해져야만 비로소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물이 인위적으로 흐르면 이미 온전한 물이라고 할 수 없다.
물이 흐르는 모양을 살피면 만물의 귀감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고, 비록 구름이 되어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고 하여도, 이내 다시 밑으로 내리는 모습은 만법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물이 흘러가는 것은 영원한 법과 같다고 하여 法은 ‘본받을 법, 법 법)이라고 하였다.
洪은 물이 共(한 가지 공, 함께 공)한 것이다.
물이 하나로 크게 모인 상태이므로 ’클 홍‘이라고 하였다.
홍수는 이런 상태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