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36괘와 24괘로 분류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36괘는 음양이 상중하, 좌중우로 3변한 괘상이요, 28괘는 음양이 천지의 중심으로 들어간 괘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36은 6 × 6이며, 28은 4 × 7이라는 사실이다.
6 × 6은 표면의 6十이 스스로 곱해진 상태이며, 4 × 7 = 28은 입체의 중심에서 4상이 벌어져 나간 상태다.
따라서 36괘는 우주의 표면에 나타난 육합의 변화를 가리키고, 28괘는 우주의 중심에서 벌어진 칠성의 변화를 가리킨다는 걸 알 수 있다.
3. 형태로 본 소성괘
복희도를 보면 건괘는 순양의 기운이 모이고, 곤괘는 순음의 기운이 모였다.
순양은 가벼우므로 上天에 있고, 순음은 무거우므로 下地에 모였다.
건은 양극(陽極)이요, 곤은 음극(陰極)이다. 따라서 하늘과 땅은 음과 양의 극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에 비해서 감괘와 리괘는 좌우의 수평으로 벌어졌다.
수평은 중도(中道)를 가리키기 때문에 리괘와 감괘는 각기 천지의 중심으로 들어간 형국(形局)이다.
하늘의 중심으로 들어간 기운을 가리켜 리화(離火)라고 하는 이유는 무얼까?
하늘은 본래 밝아야 하기 때문이다.
밝은 것은 불이다
그런데 불을 가리키는 爻는 음효(--)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불은 양(陽)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것이다.
불을 음효라고 하는 이유는 불의 속이 텅 비었기 때문이다.
--는 속이 텅 비었으니 당연히 불과 같다고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이와는 반대로 땅의 중심으로 들어간 기운을 가리켜 감수(坎水)라고 하는데, 땅은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하여 어둡다. 밝은 것이 불이라면 어두운 것은 물이다.
땅 속에는 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곤괘의 중심으로 물을 상징하는 양효(-)가 들어갔다.
물을 가리켜 양효라고 하는 까닭은, 물은 불과 반대로 속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하늘을 가리키는 건괘의 중심으로 들어간 --는 어디서 생겼을까?
그건 물어볼 것도 없이 땅, 즉 곤괘에서 상승한 것이다.
반대로 곤괘의 중심으로 들어간 -는 하늘, 즉 건괘에서 하강한 것이다.
리괘의 속으로 들어간 1음(--)은 상하로 둘러싼 양(陽)에 의해 위로 상승한다.
양은 확산하는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3효가 모두 양으로만 구성된 건괘는 그대로 두면 비산(飛散)하여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건괘의 중심으로 들어간 1음(--)은 건괘의 입장에서 보면 구세주다.
왜냐하면 음의 성질은 본래 수축을 하는 작용이 강하기 때문이다.
건괘의 중심으로 들어간 1음에 의해 건은 다행히 죽음을 면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감괘의 속으로 들어간 1양(-)은 상하로 둘러싼 음(陰)에 의해 밑으로 하강한다.
음은 수축하는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3효가 모두 음으로만 구성된 곤괘는 그대로 두면 축소(縮小)되어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곤괘의 중심으로 들어간 1양(-)은 곤괘의 입장에서 보면 구세주다.
왜냐하면 양의 성질은 본래 확산을 하는 작용이 강하기 때문이다.
곤괘의 중심으로 들어간 1양에 의해 곤은 다행히 죽음을 면할 수 있게 됐다.
리괘 속에 들어간 음은 둘러싼 양에 의해 위로 상승한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리괘는 상승을 주로 한다.
감괘 속에 들어간 양은 둘러싼 양은 둘러싼 음에 의해 밑으로 하강한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감괘는 하강을 주로 한다.
그러므로 대성괘에서 리괘가 들어간 것들은 대개 상승이나 밝음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반대로 감괘가 들어간 것들은 대개 하강이나 어둠 등과 긴밀한 관계에 있다.
예를 들면, 천화(天火 : 건괘가 위에, 리괘가 밑에 있음)는 하늘의 허공에 밝은 빛을 발하는 광명을 가리킨다.
하늘은 본래 밝은 곳인데 밝은 광명을 발하는 불을 만났으니 동지를 만난 격이라고 하여 ‘同人(동인)’이라고 한다.
반대로 천수(天水)는 밝음을 저해(沮害)하는 어둠이 허공을 물들이고 양의 기운을 수축하는 것이므로 ‘송(訟)’이라고 한다.
송은 시비를 가리기 위한 소송이나 분쟁을 의미한다.
이런 사례는 앞으로 매우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