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형태로 본 소성괘 - 4

영부, 精山 2009. 3. 30. 07:23

만일 짐승 중에서 취상(取象)을 한다면 태괘(☱)는 푸른 초장(草場)에서 느긋하게 풀을 먹고 있는 양(羊)에 해당하고, 손괘(☴)은 홰를 치는 닭(鷄)에 해당한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 태괘와 손괘인데, 태(☱)와 손(☴)은 다 같이 음에 속하여 그릇으로 보지만, 태(☱)는 테두리나 틀이 단단한 그릇이므로 연못이라 하고, 손(☴)은 테두리나 틀이 무너진 격식이 없는 바람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유념하면서 이번에는 진(☳)과 간(☶)으로 넘어가자.


 진(☳)과 간(☶)은 다 같이 곤(☷)을 기반으로 한다.

태(☱)와 손(☴)이 건(☰)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은 사상 중의 태음 (󰁐)을 터전으로 삼은 것인데, 순음이 지극하면 진(☳)과 간(☶)이 된다.

진(☳)은 땅 밑에 있는 양이며, 간(☶)은 땅 위로 솟은 양이다.

땅 위로 높게 솟은 양은 당연히 山이기에 간산(艮山)이라고 한다.

산이 비록 높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땅에 붙어 있기 때문에 산의 형상을 취했다.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는 형국이므로 간(☶)은 그 의미가 ‘지(止)’라고 한다.

진(☳)은 밑에서부터 강력한 양기가 솟는 형국이므로 아침의 기상(起床) 나팔소리,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 용암을 분출하면서 솟아나는 지진(地震) 등을 괘상으로 한다.

이에 비해 간(☶)은 기운이 다 빠져버려 힘없이 고개를 숙인 상태다.

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진(☱)과 비교하는 게 좋다.

물론 밑에 음을 상징하는 음효가 두 개나 있으니 상당히 안정된 모습이지만 넘치는 활력은 찾을 수 없다.

진(☱)이 생기를 품고 있는 것에 비해, 간(☶)은 음기를 품고 있으니 당연히 활력을 기대한다는 건 무리다.

태(☱)가 창고가 가득 찬 창고요, 풍요로움을 가리키는데 반해 간(☶)은 궁상맞기 일쑤다.

짐승으로 친다면 진(☳)은 용에 해당하고, 간(☶)은 개에 해당한다.

용은 신출귀몰한 조화를 부리는데 그것은 진괘와 흡사하다.

개는 도둑을 지키고, 양을 지키는 등, 안정을 도모하는데 그것은 간괘의 성질을 그대로 복사했다.


 잊지 말라!

순양인 건괘의 상방(上方)으로 들어간 1음이 태소녀요, 중심으로 들어간 1음이 이중녀이며, 하방(下方)으로 들어간 1음이 손장녀라는 사실을!

또한 순음인 곤괘의 상방으로 들어간 1양이 간소남이요, 중심으로 들어간 1양이 감중남이며, 하방으로 들어간 1양이 진장남이라는 사실을!

이는 곧 양에서 음이 나오고, 음에서 양이 나온다는 철칙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