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木 - 나무 목
木은 가장 널리 알려진 한자 중의 하나다.
그 모습은 十이 좌우로 八(나눌 팔)한 상태다.
十은 음양의 합이요, 經緯(경위)의 합이다.
즉 木은 우주의 음양과 경위가 합하여 나타난다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냥 자연적인 물질로만 보아서는 나무의 眞意(진의)를 파악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겨우내 음기로 치우쳐 어두운 땅 속에서 지내던 사물들이 해와 달의 길이가 같아지는 봄에 음양의 합인 十을 하여 그 뿌리를 八方에 나타낸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기 때문에 木을 부수로 하는 한자는 대개 ‘발전, 진취’ 등을 나타낸다.
木을 부수로 하는 한자는 아주 많다.
오행(木火土金水)을 부수로 하는 한자들은 한결 같이 많은 양의 한자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도 유념할 일이다.
木을 부수로 하는 한자로는 未(미), 本(본), 朶(타), 札(찰), 材(재), 村(촌), 杓(표), 杜(두), 杯(배), 板(판) 등이 있다.
아마 오행을 부수로 하는 한자들만 따로 모아서 풀이를 하기만 하여도 족히 책 한 권은 나올 것이다.
未는 一과 木을 합한 글자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一태극과 十무극을 八방으로 벌인 글자다.
태극과 무극을 함께 펼쳐낸다는 건 곧 깨달음의 열매를 드러냄이다.
未는 12지지에서 볼 적에 가을의 시작이므로 ‘열매의 드러남’을 알린다.
따라서 未는 좋은 의미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왜 ‘아닐 미, 못할 미’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썼을까?
그 이유는 이렇다.
木은 동방에 속하는데, 정작 未는 서방에 있기 때문이다.
즉 진리의 태양은 동방에서 1태극과 10무극을 드러내는 법인데, 서방에 未를 배치하였으니, 그것은 도리에 어긋났기 때문에 ‘아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현무경에 ’其瑞在東‘이라고 개벽의 실상을 밝힘으로써 드러났다.
本은 木과 一을 합한 글자다.
未도 木과 一을 합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未는 위에 一이 붙은 반면, 本은 밑에 붙었다.
즉 未는 1, 2, 3 … 10으로 순행을 하는 반면, 本은 10, 9, 8 …1로 역행을 하는데, 이를 가리켜 각기 九變(구변)과 구복(九復)이라 한다.
구복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므로 本을 가리켜 ’근본 본, 밑 본, 옛 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