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止 - 말 지, 고요할 지
止는 두 개의 丨과 두 개의 一로 구성된다.
사물은 음양이 나누어진 4상으로 구성된다.
집을 지을 적에도 네 귀퉁이가 서야 안정적이다.
이러므로 止는 ‘그칠 지, 말지, 고요할 지’라는 의미가 생겼다.
따라서 止를 부수로 하는 한자는 대개 안정을 상징한다.
止를 부수로 하는 한자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正(정), 此(차), 步(보), 武(무), 歪(왜), 歲(세), 歷(역) 등이 대표적이다.
正은 一이 止한 상태다.
一은 ‘태초의 빛, 즉 처음의 깨달음’을 가리킨다.
그것이 고요하게 머문다는 것은 모든 것이 바르게 됐다는 신호라고 하여 ‘바를 정, 평할 정, 어른 정, 마땅 정’이라고 한다.
此는 止와 匕가 합한 글자다. ‘수저, 비수’ 등, 구체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바로 지금, 여기’에서 모든 걸 그치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此는 ‘이 차, 가까울 차’라고 한다.
步는 止 밑에 小가 붙어 있는 글자다.
그것은 곧 차근차근히 모든 일을 그치게 하려는 의도를 가리키는데, 그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뗄 적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여 步를 ‘걸을 보, 다닐 보’라고 하였다.
武는 一과 戈가 止와 합한 글자다.
모든 것이 하나로 그치게 하기 위하여 창을 휘두른다는 의미이므로 ‘무력으로 평정함’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武는 ‘굳셀 무, 위험스러울 무, 용맹할 무’라고 한다.
歪는 不와 正이 합한 상태이므로, ‘바른 걸 부정한다’는 의미다.
바른 걸 부정하는 것은 사물을 ‘굽게’하는 것이라고 하여 ‘굽을 왜(혹은 의), 비뚤어질 왜(의), 기울어질 왜(의)’라고 한다.
‘진실을 歪曲(왜곡) 보도 한다’고 할 적에 사용한다.
歲는 止와 厂, 一, 小, 戈를 한데 합한 글자다.
一태극을 작게 갈라서 품에 안은 상태에서 힘차게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안정을 도모하는 형국인데, 그것은 곧 세월이 흘러가면서 무상한 인생살이의 덧없음을 제거한다는 뜻이다.
이런 걸 가리켜 세월이라고 한다.
세월은 커다란 지우개라고 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따라서 歲는 ‘해 세, 곡식 익을 세, 나이 세’라고 한다. 歷는 厂속에서 禾(벼 화)가 음양으로 조화하면서 모든 걸 안정하게 그치도록 한다는 의미가 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다 안정이 되는데, 禾는 木이 丿한 상태다.
즉 십무극이 크게 움직여, 음양이 조화를 이루면 모든 것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안정적으로 지낸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歷은 ‘지낼 력’이라고 하는데, ‘歷史(역사)’는 이런 것의 결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