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父 - 아비 부
父는 八과 乂(벨 예, 다스릴 예, 어질 예)가 합한 문자다.
8방을 어질게 다스린다는 의미가 있는데, 그런 역할은 아버지가 한다고 하여 ‘아비 부’라고 하였다.
따라서 父를 부수로 하는 한자는 거의 우두머리나 아버지의 의미가 있다.
父를 부수로 하는 한자는 가장 적은 축에 속하는데 爸(파), 爹(다), 爺(야) 등이 있다.
爸는 父와 巴(땅 이름 파, 큰 뱀 파)가 합한 글자인데, 밑에 붙은 巴의 음을 빌려 ‘파’라고 읽는다.
巴는 삼국지에 제갈량이 맹획을 7번이나 잡고 풀어주기를 반복했다고 해서 유명한 파촉을 가리키는데, 그곳과 父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巴라는 글자를 보면 巳(뱀 사)에 丨이 있는 걸로 보아 巳方(동남방의 辰巳之間)에 천지의 중심이 설 것을 암시한다는 걸 알게 된다.
인존시대에는 그곳으로 ‘戌이 天地之中央’이 되어 巳方으로 들어간다는 기록이 현무경에 나온다.
그것은 곧 巳方이 父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버지를 ‘파파’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아마 爸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爹는 父와 多가 합하였으니 ‘많은 아버지’라고 해야 할까?
그보다는 ‘많은 걸 품고 있는 분’이라고 하는 게 나을 듯하다.
밑에 있는 多의 음을 따서 ‘아비 다’라고 한다.
爺는 父와 耶(어조사 야, 아버지를 이르는 말)가 합한 문자다.
耶는 耳와 邑(읍)이 합하였으니 남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무리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진정한 아버지라고 하여 ‘아비 야’라고 한다.